합·불합격자 면접관 인원 달라 불공정 경쟁 의혹
특정인 경력사항 조작 정황 포착…“우리가 원하는 것만 맞춰“
김의근 대표, 선언문 통해 "갑질·채용비리 절대 일어나는 안되는 일"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이하 센터) 채용 비리(본보 2021년 6월 3일 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경력직 불공정 채용 ‘비리 의혹’)와 관련 불공정 경쟁과 이를 뒷받침하는 사전 공모 정황 의혹이 또 다시 불거졌다.

# ‘제1회 제주도 공공기관 직원통합채용’ 불공정 경쟁 의혹… 최종 응시자 면접관 수 달라

당시 센터는 지난해 치른 ‘제1회 제주도 공공기관 직원통합채용’ 최종면접에서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면접관 인원이 달라 불공정 경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지 기자가 확인 결과 센터는 지난해 6월 통합채용을 위해 외부인사 4명, 외부인사 1명 등 총 5명으로 면접관을 구성했다. 그러나 실제 면접을 치를 때에는 응시자의 면접관 인원이 달랐다.

센터 인사위원회 위원의 제척·기피·회피 사항에 따르면 위원 본인이 심의·의결 대상자의 직근 상급자이거나 징계 사유가 발생한 기간 동안, 직근 상급자였던 경우는 면접을 보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최종 응시자 중 한 명인 A씨가 면접관 B씨와 센터에서 마이스기획실에 직속 상·하급자 관계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면접 당일 B씨를 면접관에서 제외 시켰다.

문제는 최종 면접 응시자 3명 중 3명은 계획대로 5명의 면접관의 평가를 받았고, 직속 상·하급관계가 있는 A씨는 B씨를 제외한 4명으로 면접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면접관 4명의 평가를 받은 A씨는 최종 합격했다.

확인 결과 센터의 최종 면접 평가는 면접관 5명이 평가한 점수 중 최하점수와 최고 점수를 제외한 3명의 합산평균을 내는데, 최종 합격자인 A씨의 경우는 B씨가 면접관에서 빠지면서 2명의 평균합산점수를 받았다.

이를 두고 한 취준생은 ”면접원을 구성할 시 인사규정에 따라 사전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한 점검이 필요한 것“아니냐며 ”또 규정에 어긋나는 문제가 발생했다면 해당 면접관을 교체해야 하는 것“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A변호사는 “응시자인 A씨와 관계가 있는 B씨가 면접관으로서 다른 응시생의 면접점수를 최하점으로 평가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해관계 응시생만 면접평가에 빠지는 것은 제척 및 기피규정에 반하는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다만 채용기관의 내부 인사 규정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공정한 경쟁을 위해 불합리한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관리·감독기관인 제주도청 관광정책과는 이에 대해 “일체 서류를 확인했지만, 통합채용 시 면접관 이해관계 ‘기피 규정’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본지 기자가 의혹을 제기하자 “그런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을 다시 하겠다”라고 말했지만 그 후 어떤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오히려 이 과정에서 제보자를 색출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본지 기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당시 채용에 참여했었다는 전 경영지원팀장을 만나 상황 설명을 들으려 했으나 입장을 듣지 못했다.

그러면서 전 경영지원팀장은 “조사는 하지 않고 오히려 도청에서 나온 직원들이 저를 불러 제보자로 의심하며 ‘불만이 뭐냐’, ‘제보자 맞네!’라며 마치 마피아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라며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니 조사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 경력직 채용 시 특정인 A 씨 경력 조건 끼워 맞추기 공모 정황도 포착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2020년 경력직 1명 채용 당시 인크루트에서 서류전형을 시행해 합격자를 통보했으나, 이를 경영기획실장이 경영기획실 직원에게 자체적으로 경력을 다시 확인해 서류를 심사할 것을 지시하는(본보 6월 3일자 보도) 등 채용문제 논란과 관련 서귀포경찰서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경력직 채용 시 특정인 A 씨의 경력 조건 끼워 맞추기 공모 정황이 포착됐다.

국제뉴스 제주본부가 입수한 통화 녹음본에는 서류 불합격자를 합격시키라는 경영기획실장의 지시와 불합격자를 합격시켜도 된다는 내용과 이를 대표에게 보고하고 논의하는 과정들이 담겼다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과 관련 특정인 A씨 경력 조건의 문제에 대해 대표로 지칭되는 이와 경영기획실장이 인사담당자에게 보고를 받고 논의하는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녹취록에는 A씨의 4년 경력에 대한 문제의 논의와 채용대행 기관의 경력 사항 기재 온라인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이 과정에서 경영기획실장이 “변호사 등 노무사와 더 명확하게 실제 근무 활동을 했다는 사항을 잘 받아야 한다. 우리가 업무에 대한 걸 줬기 때문에 명확하게 해야 하고 우린 관리직이 아니라 영업직을 뽑는 거로 했기 때문에….”라며 “그거에 맞게 자료를 달라고 하게끔 지시해”라고 말한다.

이에 대표로 지칭되는 사람은 “할 수 있는 것까지만….”이라고 답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그러니까 내가 보니까 문서가 처음 올 때 문서하고 이게 좀 틀렸다”며 채용대행 기관의 서류접수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다.

이에 경영기획실장은 "채용대행업체 시스템이 좀 편안하지 않은 모양"이라며 “대행사는 필기시험에만 이용하고 서류접수는 센터에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채용대행기관 시스템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녹취록에서만 보더라도 센터는 A씨의 경력 조건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인사위원회가 알게 되면 A씨가 탈락할 것이라는 생각에 유사 직종 경력이 있어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서류심사 통과를 시키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A씨는 센터 인사위원회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최종 서류심사과정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A씨가 합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을 알고도 덮고 가려는 정황이 있다는 것은 이미 특혜 채용을 할 계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귀포경찰서는 이 같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지난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까지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도내 취업동아리 학생들은 “참담하다”라며 “공정성을 위해 이용하는 채용대행기관과 함께 서류를 조작하는 것도 모자라 경력이 안 되는 사람까지 합격을 시키려고 했다며” 취업을 위해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절망적이다. 정확한 조사를 통해 불공정 채용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앞서 지난 3월 3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채용비리 및 갑질근절 선언문 선포식을 열고 인권의 가치와 원칙이 임직원의 업무 및 일상적인 경영활동에서 실행되고 조직 내 올바른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채용비리 및 갑질 피해 근절 시스템 강화했다.

근절 선언문에는 ▲공정한 채용 추구 및 법규 준수, ▲부당 업무지시 강제노동 및 직원간 막말, 폭언 금지 ▲우월적 지위 및 권한 남용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선포식에서 김의근 대표이사는 "채용비리와 갑질은 오랜 시간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깊에 박혀 있는 대표적인 고질적인 적폐 중 하나로서 회사는 물론 지역에도 큰 폐해를 끼치며, 피해를 입는 개인에게 큰 고통과 상실감을 주는 만큼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제주도민이 세운 도민의 공기업으로서 도민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도록 채용비리 및 갑질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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