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토뮤지엄, 진정한 공존과 포용의 의미 담은 전시회 열려
두번째 기획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개최…5일부터 일년 간
이배경·리나 칼라트·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강동주,·정연두·요코 오노·우고 론디노네

제주 포도뮤지엄은 오늘(5일)부터 일년간 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다. 최형준 작가의 동명 산문집 제목을 차용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디아스포라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다.[사진=문서현 기자]
제주 포도뮤지엄은 오늘(5일)부터 일년간 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다. 최형준 작가의 동명 산문집 제목을 차용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디아스포라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다.[사진=문서현 기자]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디아스포라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이다. 

제주 포도뮤지엄(디렉터 김희영)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술품을 단순히 전시하는 구조에서 더 나아가 예술작품을 통해 앞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 즉 공감과 공존, 다가올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공간으로 꾸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가짜뉴스 등에 의해 한쪽으로 치우친 선택적 공감이 많은 이들을 서로 적대 시키고 혐오를 증폭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역사 속에서 실제 일어났던 혐오 사건 등을 토대로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해 첫 전시에서는 비뚫어진 공감이 만드는 혐오사회를 고민하고, 타인에 대한 포용과 공감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이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문화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제주포도뮤지엄이 이번에는 디아스포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층위의 소수자가 처한 소외와 어려움을 공감하고 진정한 공존과 포용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두번째 전시회를 마련했다.

포도뮤지엄에서 두번째 준비한 전시회는 오늘(5일)부터 일년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다. 최형준 작가의 동명 산문집 제목을 차용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디아스포라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다.

다양한 이유로 자신에게 주어진 지리적, 정서적 영토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존재들에 주목하고, 이 다성적인 존재들이 함께 어우려져 사는 세상에 대한너른 시선을 제안한다.

우리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경계선을 긋는다. 이  경계선으로 늘 주류와 비주류를 구분짓고 누군가를 경계선 밖으로 밀려나게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경계의 시선이 아닌 수많은 공통점을 가진 우리의 모습을 기억하고 다양한 정체성이 공존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김희영 포토뮤지엄 디렉터는 "우리가 만든 약속과 믿음이 혹시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있는 않은가? 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 했다"며 "전시를 통해 서로 다른 정체성으로 구분되기 이전에 하나의 별에서 함께 사는 생명으로 우리가 가진 수많은 공통점을 상기해 보고자 하기 위해 이 전시를 마련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전시장을 떠날때는 모두 함께 살아가는 이 세계에 그어진 경계선들이 조금이나마 희미해지고 그 자리에 사랑의 마음으로 채워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제주포도뮤지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소수자들의 처한 현실 돌아본다.

두번째 기획전인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에는  이배경, 리나 칼라트,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 강동주, 정연두, 요코 오노, 우고 론디노네가 참여하며, 이번 전시를 위해 미디어아트, 설치, 회화,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선보였다.  특히 강동주와 정연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제주에 머물며 제주의 자연과 이야기를 전시의 주제와 연결하는 신작을 제작했다.

또 이배경과 요코 요노의 작업은 포도뮤지엄 공간에 맞게 새로이 설치해 감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배경, 머물 수 없는 공간, 2022, 6채널 3D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15분, 루프[사진=포토뮤지엄]
이배경, 머물 수 없는 공간, 2022, 6채널 3D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15분, 루프[사진=포토뮤지엄]

이배경 작가는 '머물 수 없는 공간'이라는 작품을 통해 6개 채널속에 흰색의 육면체들이 유려하게 움직이며 무한히 확장되는 인공의 시간을 만들어냈다.  끊임없이 일렁이는 수많은 개별의 육면체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파도처럼 확장과 포용의 감각을 일깨운다.

요코 오노, <채색의 바다(난민 보트)>, 1960/2022, 보트, 수성 페인트, 작가 요청문, 가변 크기1960/2022, boat, water-based paint, artist's instruction piece,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사진=포토뮤지엄]
요코 오노, <채색의 바다(난민 보트)>, 1960/2022, 보트, 수성 페인트, 작가 요청문, 가변 크기1960/2022, boat, water-based paint, artist's instruction piece,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사진=포토뮤지엄]

요코 오노는 '채색의 바다(난민보트)' 작품을 통해 모든 존재를 열려 있는 경계없는 장소로 표현했다. 백색의 적막한 공간과 빈 보트가 놓은 풍경은 시간이 지나면서 관객이 직접 벽에 쓴 메세지로 이내 푸른바다와 같은 거대한 캔버스로 변모한다.

소외를 경험했던 세상의 모든 이야기, 혹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로 채색의 바다는 그렇게 채워져 간다.

우고 론디노네, , 2016, 발포 고무, 에폭시 수지, 패브릭, 가변 크기, 포도뮤지엄 소장[사진=포토뮤지엄]
우고 론디노네, , 2016, 발포 고무, 에폭시 수지, 패브릭, 가변 크기, 포도뮤지엄 소장[사진=포토뮤지엄]

우고 론디노네 작가의 '고독한 단어들'이라는 작품은 포도뮤지엄 공간에 맞추어 제각기 다른 포즈를 취한 채 깊은  휴식에 빠져있는 30여명의 광대가 등장한다. 이 광대들은 알록달록 화려한 의상을 입고 진한 화장을 하고 있어 마냥 유쾌해 보이지만 묘한 애잔함을 자아낸다.

또 포도뮤지엄을 들어서기 전에 외벽에 설치된 '롱 라스트 해피'라는 무지개 네온 조각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시작과 끝을 하는 이 작품은  무지개를 꼭 닮은 반원의 형태와 여섯빛깔의 환상적인 색감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오래 오래 행복하게 라는 보편적 문장에 담긴 시적인 의미를 저마다 마음속에서 되새겨보게 한다.

리나 칼라트, , 2015, 전기 회로판, 전선, 부속품, 사운드, 스피커, 가변 크기, 밴쿠버 아트 갤러리 소장[사진=포토뮤지엄]
리나 칼라트, , 2015, 전기 회로판, 전선, 부속품, 사운드, 스피커, 가변 크기, 밴쿠버 아트 갤러리 소장[사진=포토뮤지엄]

리나 칼라트 작가의 '짜여진 연대기'는 이주 노동의 경로와 흐름을 추적해 색색의 전선을 철조망처럼 직조한 세계지도로 대형 설치 작품이다. 가느다란 선으로 촘촘한 그물처럼 연결된 세계는 이동과 경계가 파생시킨 사회적 긴장 상태와 사회적 함의를 공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 , 2008, 개인 오브제 및 소지품, 각 50x50x50cm (140)[사진=포토뮤지엄]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 , 2008, 개인 오브제 및 소지품, 각 50x50x50cm (140)[사진=포토뮤지엄]

알프레도&이자벨 아퀼리잔 작가의 '주소'는 2006년 다섯명의 자녀들과 필리핀에서 호주로 이주한다. '주소'는 개인 물품이 들어있는 상자 140개를 쌓아 올려 만든 대형설치 작품이다.  한 사람의 살림살이가 빈틈없이 접혀 들어가 있는 각 상자의 크기는 50Ⅹ50Ⅹ50cm로 필리핀에서 세금이 면세되는 우체국 소포 상자의 규격이다.  저마다 세금이 면세되는 이 크기의 상자에 맞춰 짐을 포장하려고 한다. 이 고단한 물건들이 누적되어 지어진 커다란 집모양의 대형 설치물은 디아스포라 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체의 연대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강동주, 2022, 먹지에 종이, 각 21.5x21.5cm[사진=포토뮤지엄]
강동주, 2022, 먹지에 종이, 각 21.5x21.5cm[사진=포토뮤지엄]

강동주 작가 '땅을 딛고 바다를 지나'는  제주도에 있는 모든 항구와 포구 44곳을 방문해 종이와 먹지를 땅 위에 올리고 손으로 눌러 흔적을 남겼다. 바닥의 울퉁불퉁한 면이 먹지의 색을 종이 위로 빠지게 해  검은 점들로 남은 자리가 제주도라는 특수한 땅의 장소와 시간성 그리고 이동과 연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정연두, , 2022, 사탕수수, 목재, 폴리카보네이트, LED 조명, PVC 튜브 관수 시스템,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65x325x1200cm, 28분 [사진=포토뮤지엄]
정연두, , 2022, 사탕수수, 목재, 폴리카보네이트, LED 조명, PVC 튜브 관수 시스템,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65x325x1200cm, 28분 [사진=포토뮤지엄]

정연두 작가'사진 신부'는 20세기 초 7천명의 조선인 노동자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주해  남편이 될 사람의 사진 한 장만 손에 들고 태평양을 건너는 조선의 젊은 여성들을 삶을 영상작품으로 표현했다. 특히 뮤지엄 안에 사탕수수밭 온실을 만들었다. 또 사탕수수의 설탕으로 만들어진 신부 사진 초상은 낙원과 타향살이의 이미지를 교차하고 1세대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와 함께 5개의 테마공간을 통해 전시의 메세지를 보다 또렷하게 전달한다. 5개의 테마공간은 '이동하는 사람들', '디파처보드', 아메리칸드림 620', '주소 터널',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라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바다가 땅을 가리기 전 연결된 하나의 돌에 살고 있던 사람들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애니메이션과 노래는 포도뮤지엄의 기획 하에 미술가 최수진이 그린 애니메이션과 뮤지션 나이트오프가 작사 작곡해 만든 곡으로 제작됐다. 제주포도뮤지엄은 5일부터 일년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영상=문서현 기자]

한편 포도뮤지엄은 전시를 보다 친근하게 소개해고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총 7가지 버전의 오디오가이드를 제작해 배포한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4개 국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 버전이 제공된다.

제주 포도뮤지엄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추석과 설 연휴를 제외한 화요일은 휴관이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hanmail.net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