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초 기독교 선교 스토리...항일운동과 사회교육 등 역사발자취 느껴

(제주=국제뉴스) 고병수 기자 = 제주시 원도심에서 제주기독교 역사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순례길 개장식이 개최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CBS는 지난 2011년부터 제주기독교 순례길를 조성해 이번 다섯 번째 마지막 코스인 '은혜의 첫 길'이 오는 14일 오전 10시 제주성내교회에서 개장식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제주시 중앙로와 동문시장을 따라 사라봉까지 걷는 제주 기독교 순례길인 '은혜의 첫 길'은 1908년 2월 제주 선교를 위해 제주를 찾은 이기풍 목사(1865~1942)의 제주선교 여정을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기풍 목사는 한국교회 최초로 배출된 7명의 목사 가운데 한 명이며 최초의 선교사다.
제주시 원도심권의 중심지에 위치한 제주성내교회에서 출발하는 '은혜의 첫 길'은 산지천과 동문시장 등을 거쳐 사라봉까지 8km 구간을 걸으며 제주 기독교 초기 역사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이기풍 목사는 산지포구에 도착한 1908년 이후 활동과 함께 이기풍 목사가 제주 선교를 시작하기 이전에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었던 제주도민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이는 제주 선교의 밑거름 역할을 감당한 제주 출신 첫 교회장로인 김재원, 홍순흥 등 초기 제주도 기독교인들이 받은 은혜를 지역 사회에 헌신한 길을 따라가는 코스다.
'은혜의 첫 길'에는 항일 구국 운동에 나섰다 일제에 의해 제주도로 유배된 민족 지도자 남강 이승훈 선생이 기독교 정신으로 제주도의 신식교육에 끼친 노력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제주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1919년 5월 독립군자금 모금이 교회를 통해 펼쳐졌을 때 제주지역 3명의 목사(김창국·윤식명·임정찬)가 독립군자금 모금에 연관돼 체포된다. 이 일을 주도했던 제주성내교회 조봉호 조사는 대구교도소에 수감돼 1920년에 옥사했다.
도민들에 의해 세워진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를 사라봉 자락에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의 한 부분을 감당했던 YMCA의 정신을 이어받아 1951년 설립된 제주YMCA 현재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처럼 제주 순례길 '은혜의 첫 길'은 제주시 관덕정을 중심으로 초기 제주 기독교 선교 활동의 역사적 흔적과 동문시장·산지천의 현대적인 모습도 만나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교차하는 길이다.
이날 개장식에 이어 제주성내교회에서 사라봉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까지 약 8km를 함께 걷게 된다.
◆ 주요코스(도보, 약 8km 추정)
제주성내교회–관덕정-제주 영락교회 첫 예배터–이기풍 목사 기착지(산지포구)-한국전쟁 피난민 교회–제주제일성결교회 터-제주중앙감리교회 터-제주동부교회 터-제주노회 터-제주동도교회-제주 첫 유치원 중앙유치원(제주동부교회)-배형규 목사 순교기념비(제주영락교회)-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사라봉
고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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