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장 인선, 조직 체질 개선과 국민 신뢰 회복의 분기점
조직 개편 앞둔 LH, 내부 인사 승진설에 “개혁은 물 건너갔다” 우려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홈피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홈피

(서울=국제뉴스) 고정화 기자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면직안이 10월 31일 재가되면서, 후임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A본부장을 두고 조직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H 사장 인선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 국토교통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따른다.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상욱 부사장의 임기가 11월 초 종료되는 만큼, 인선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28일 “LH 사장도 사의를 표명한 만큼, 주택공급 정책의 집행력에 대한 국민 우려가 없도록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차기 사장으로 거론되는 A본부장을 둘러싼 논란은 간단치 않다. A본부장은 국정감사를 통해 정치권과의 친분을 쌓으며 평판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이한준 전 사장과 함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보직을 맡아온 인물이다.

더 큰 문제는 A본부장의 업무 방식에 대한 내부 자질 논란이다.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총괄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물량을 국토부에 보고했다는 의혹, 사전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뒤 국토부 지시를 핑계 삼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023년 8월 발생한 ‘철근 누락 사태’ 이후 LH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들어갔고, A본부장 역시 이 과정에서 보직이동을 했다.

그는 조직 내에서 성장해온 인물로, 토목직 출신 인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지금 LH가 개혁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과거 운영방식에 길들여진 인물을 내부 승진시켜 사장에 앉히는 것이 과연 개혁에 부합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건축직 출신의 한 관계자는 “단지 조성하고 땅 팔던 과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LH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토부 차관도 내부 출신으로 채워지는 분위기인데, LH까지 내부 인사로 채운다면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LH 사장은 토지·주택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조율 능력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LH 사장 인선이 단순한 내부 승진이 아닌, 조직의 방향성과 개혁 의지를 가늠할 중대 분기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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