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의 생각에는 최근 도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면 서울 강남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 일본은 버블 붕괴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정작 도쿄 핵심지 아파트는 서울 못지않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고령화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오랜 통념이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의 흐름은 이를 완전히 깨뜨렸습니다. 특히 도쿄 23구 핵심지 아파트 가격은 글로벌 주요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도쿄칸테이에 따르면 2020년 5,662만 엔이던 23구 평균 아파트값은 2025년 1억 477만 엔으로 9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불과 5년 만에 두 배 가까운 상승을 기록한 것입니다. 서울 강남 신축 아파트의 최근 흐름과 닮아 있습니다.
서울 강남 역시 지난 5년간 재건축 단지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두 배 가까운 시세 상승이 있었습니다. 압구정, 반포, 잠실 등 대표 단지들은 공급 부족과 학군·입지 프리미엄에 힘입어 도쿄와 유사한 상승 속도를 보였습니다.
도쿄의 하루미 플래그 사례는 흥미롭습니다. 올림픽 선수촌을 개조한 5천 세대 이상 대단지는 분양 이후 5년 만에 가격이 두 배로 올랐습니다. 서울에서도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같은 역할을 하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나타납니다.
입지 희소성과 커뮤니티, 브랜드 프리미엄이 결합된 대단지 아파트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갖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시세가 급등하는 구조를 만들고, 도쿄와 서울 모두에서 재건축 단지가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는 이유입니다.
일본에서는 ‘파워 커플’이라 불리는 고소득 맞벌이 가구가 수요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은 낮은 금리를 활용해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고 있으며, 도쿄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는 주요 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억대 연봉 전문직 부부, 현금 흐름이 풍부한 사업가, 투자 성향이 강한 자산가 등 자본력이 있는 계층이 대출을 활용해 강남 신축을 매입하는 구조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지역 간 편차도 두드러집니다. 도쿄가 90% 폭등한 반면, 인접한 사이타마는 40%, 나고야는 20%대 상승에 그쳤습니다. 한국 역시 강남·한강벨트와 수도권 외곽 지역 간 시세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결국 일극 집중이라는 구조가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강화되고 있습니다.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과 달리 도쿄와 강남은 인프라, 교육, 일자리 등 모든 요소가 집약돼 있어 상승세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급등세가 지속되면 규제 리스크가 등장합니다. 도쿄에서도 외국인 규제, 빈집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한국 역시 재건축 규제와 대출 제한, 세제 강화가 반복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핵심지는 가격이 오르고, 정부는 뒤늦게 규제를 내놓는 패턴이 두 나라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반복됩니다. 하지만 규제는 단기적으로 충격을 주더라도 실수요와 자금력을 완전히 꺾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본인의 생각에는 도쿄와 서울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저금리 환경과 고소득·고자산가 수요가 시장을 끌어올리고, 핵심 입지의 일극 집중이 가격 격차를 확대하는 구조가 뚜렷합니다.
결국 도쿄와 서울 모두 장기적으로는 핵심 입지 아파트의 우상향이 불가피합니다. 강남이 그렇듯 도쿄 역시 글로벌 자금과 내국인 수요가 맞물리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런던, 뉴욕, 도쿄, 서울 등 글로벌 주요 도시들이 비슷한 패턴을 밟는다는 점은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핵심지 부동산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글로벌 자산이자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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