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무형유산 조사 연구용역’ 완료…초가이엉잇기, 돌담쌓기 무형문화유산 가치 충분
-마을 주민 중심 보존회 전승 체계 ‘희귀성’…‘기술적 탁월성, 현장성’ 주목

(아산=국제뉴스) 이원철 기자 = 17일 아산시는 시가 보유한 유일한 민속 마을인 외암마을을 500년 전 조선시대의 전통 건축기술과 생활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외암마을은 입구에 들어서면 초가지붕과 굽이진 돌담길이 방문객을 사로잡으며, 이곳이 오랜 세월 동안 공동체의 지혜와 정서를 담아낸 문화 유산임을 느끼게 한다.
최근 아산시는 외암마을의 전통건축 기술인 초가이엉잇기와 돌담쌓기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미래 무형유산 조사 연구용역’을 완료하였다. 이번 연구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전승 방안을 마련하고, 이 기술들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될 적합성을 검증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진은 특히 전국 최대 규모인 외암마을의 초가이엉잇기와 돌담쌓기 기술이 독창적이고, 현장 중심의 전승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충청도 방식의 서까래 연결과 바람에 강한 이엉잇기, 자연석 돌담의 쌓기 방식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전국에서는 93개 지역이 초가이엉잇기를, 67개 지역이 돌담 쌓기를 각각 관리하고 있으며, 이중 자체 보존회가 주도하는 곳은 5곳(초가이엉잇기)과 2곳(돌담쌓기)에 불과하다. 외암마을은 이 가운데 유일하게 주민 주도 전승이 지속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기술들이 충분한 우수성을 갖추고 있어 국가무형유산 지정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였다. 하지만 재료 수급의 안정성 확보, 전승 인력의 양성, 법적·제도적 지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다양하게 제기됐다.
특히, 볏짚과 자연석 등 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계약 재배와 유통 시스템 확보, 장인 청년층의 전수 교육과 전수관 설립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울러, 전통교육과 체험프로그램, 문화공연 등을 개발하여 지역 문화 활성화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한 정책적 제언으로는 △초가 소유주 지원책 마련 △보존지역 지정 법제화 △디지털 기록화와 전수교육 강화 등이 포함된다. 아산시는 앞으로 전문인력양성, 조례 정비, 디지털 아카이브 플랫폼 구축, 상설 시연·교육 프로그램 등을 차례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 충청남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 후, 궁극적으로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승격하는 단계별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외암마을의 문화적 가치를 전국적·국가적 차원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은성 아산시 문화유산과장은 “외암마을의 초가이엉잇기와 돌담쌓기는 지역 공동체의 삶과 정서가 깃든 생활 유산”이라며 “지속가능한 전승 모델로 발전시켜, 지역 공동체가 주도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와 정책 추진을 통해 외암마을은 진정한 ‘살아있는 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원철 기자
ejfkr20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