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뉴스) 강모종 기자 = 수안스님의 최근작은 바로 양산 문수원에서 선 수행과 예술 활동을 재미삼아 때로는 구도삼아 진지하게 구현하고 있는 대강백 수안 스님의 그림 산문집 『아름다운 선물』이다.
작가 보다도 글을 더 잘쓰고, 화가 보다도 더 그림을 잘그리는 화가이고, 시인 보다 더 시를 잘 쓰는 분이다.
천재화가 몽우를 연상케 한다. 몽우 화백이 묵직하다면 수안스님은 가볍고 여백의 미를 더욱 살리는 편이다.
굳이 경계로 집어넣으라고 하면 그것은 즉 스님이 우악스럽게 잡아 정겹게 표현하는 그림의 경계는 본령이 불화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선화에 가깝다.
그렇지만 그 경계는 넓고 또한 깊다. 2013년 가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 달 동안 전시회를 가진 수안 스님을 만나고 나서 부산 수영의 2층 상좌스님의 법당에서 또 한번 뵈었다.
출가 이후 60여 년간 다져 온 수행의 세계가 오롯이 책속에 담겨 있고 시(詩) 서(書) 화(畵) 각(刻)의 물찬 제비의 신선한 예술혼이 그대로 이번 산문집을 통해 글과 그림으로 녹아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다. 수안스님이 천재화가라는 것은 이 책 한권을 읽으면 이해가 된다. 책 표지에 적힌 말 "당신이 있기에 참 행복합니다"라는 힐링의 말은 이 책의 진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스님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학, 소나무, 꽃, 풀, 벌레 등의 온갖 자연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과 보살, 탑, 동자승, 우담바라 등의 구도적 세계도 또한 들어가 있다.
거기에는 식당을 비롯하여 초가집등 또 사람과 집을 연상케하는 이미지가 있고 차 등의 자질구레한 일상생활의 소품도 있다. 낙관은 부처님의 모습도 있고 보살의 모습도 있고 꽃과 해와 달의 그림자들도 있다.
이런 것들이 다 어우러져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스님의 그림세계다. 화풍이 간결하면서도 때로는 강렬하다. 때로는 은유적이면서도 때로는 희화적으로 큰 웃음을 짓게 하고 때로는 미소를 짓게 하기도 한다.
거기에 천의무봉의 글솜씨로 시로 말로 법어로 우리를 녹여내는 사랑의 연금술사인 수안스님의 귀한 책이 우리앞에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나온지 겨우 한달이 넘었는데 벌써 3쇄나 4쇄를 찍었으니 얼마나 더 찍어 한양의 지가를 올릴 것인가. 참으로 책이 안팔리는 시절에 전문작가도 아니면서 유명작가 이상으로 책이 인기가 있고 잘팔리고 있다니 정말로 큰 기대가 되는 사화집이다.
세월호의 아픔을 이겨나가는 분들에게도 참으로 좋은 사랑의 선물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우리시대 최고의 천재화가라는 말이 자꾸 입에서 맴도는 것은 왜일까.
강모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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