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 커녕, 예산 낭비하는 범죄자 취급

▲ (사진제공=국민의당)신용현의원

(대전=국제뉴스) 송윤영 기자 =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의 청년연구자부터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중진연구자까지 과학기술 연구현장으로부터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표준연구원장 출신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5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016년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계 청년연구자들이 '로스쿨'과 '병원'으로, 출연연 중진연구자들은'대학'으로 미련없이 떠나고 있고, 해외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친 연구자들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아 과학기술계 인력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날 신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최근 5년간 과학기술 특성화 5개 대학(KAIST, UNIST, GIST, DGST'미래부 과기특성화대', 포항공대'사립') 졸업자 833명이 로스쿨 및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고 밝혔다.

연간 166명의 과학기술계 우수인재들이'로스쿨'로,'병원'으로 떠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학생들은 의학전문대학원 전체 정원의 8.7%, 치의학전문대학원도 전체 6.8%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카이스트의 경우, 로스쿨 비설치 대학 중 가장 많은 210명의 로스쿨 합격자를 배출했다.

신 의원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지만, 우수 인재들이 연구현장에서 더 훌륭한 연구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이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과학기술계에 '미래'가 있다면 이렇게 많은 청년과학자들이'병원'으로'법조계'로 떠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신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자발적 이직자 현황'자료를 통해, 최근 5년간 총 1031명의 퇴직자 중 총 659명, 연평균 120명의 연구원들이 스스로 출연연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출연연을 스스로 떠난 59명의 연구원 중 절반 이상인 365명이 ▲출연연보다 정년이 길고, ▲연구과제나 연구행정 부담없이 ▲안정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대학'행을 택했다. 

실제 출연연에서는 우수 연구자들이 기회만 되면 대학으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신 의원은 한국연구재단으로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외국박사학위신고 연도별 현황'을 통해 "해외박사 신고인원이 2007년 1467명에서 2015년 1141명으로 최근 10년간 326명, 2007년 대비 22.2%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해외 박사 신고인원 감소에 대해 신 의원은 "대학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국내 교수직 TO 감소 영향도 있지만, 출연연 역시 2007년부터 기재부의 인력에 대한 TO 관리를 통해 ▲신규인력 증원이 억제되고, ▲석박사 등 고급인력 중심인 출연연의 인건비가 삭감되는 등 출연연의 연구환경이 열악해지면서 나타난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 의원은 "정부가 연구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지는 못할망정, 일부의 악용사례를 들어 과학기술인 전체를 국가예산을 맘대로 쓰는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자유롭게 연구에만 몰두해야 할 연구원들에게 딱풀을 쥐어 주며, 문구류 영수증에 풀칠하게 하는 나라에서 도대체 어떻게 노벨상이 나올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더 이상 이공계 우수인력의 이탈이 가속화되지 않도록 출연연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해 연구기관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고, 열악한 석박사 과정 학생연구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박사학위를 받아도 비정규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포스닥(박사후 연구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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