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 8주 학교 폭력 발생… 사실 공방 보다 중요한건 '책임'과 '보호'
피해 학부모, "가해 학생과 분리 요청 거절…학교 대응 부적절" 지적
학교 관계자, "사실과 달라, 심의 위원회 결과 나오면 해명하겠다"

제주시 내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A군이 같은 반 친구로부터 반복적인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지만, 학교 측은 사실상 입을 닫은 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독자제공]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제주시 내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A군이 같은 반 친구로부터 반복적인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지만, 학교 측은 사실상 입을 닫은 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아동 A군은 제주시내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최근 A군의 삼촌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학교 측과 가해 학생 측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달 16일 발생했다. 쉬는 시간 중 동급생인 B군이 A군의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하고, 성기를 발로 차는 등 신체 곳곳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넘어지며 무릎을 심하게 부딪혔고, 병원 진단 결과 좌측 무릎 폐쇄성 골절로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발성 폭행이 아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A군의 아버지는 "가해 학생으로부터 이미 두 차례 신체 폭력을 당한 적이 있었지만, 학교는 피해자 가족에게는 어떠한 안내도 하지 않았고, 가해자 부모에게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은 학교 측의 대응에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A군의 아버지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는 사건을 축소하려는 듯한 인상을 줬고, 가해 학생과의 분리를 요청했지만 계속해서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현재 아이는 심각한 정신적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어 정형외과 치료와 함께 심리상담까지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21일 열린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도 초등학교 1학년이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단어들이 오갔고, 전반적인 흐름이 가해자 입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군은 사건 이후 말수가 급격히 줄고, 혼자 잠들지 못하며, 누군가의 접촉에도 과도하게 놀라는 등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는 통학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집에서 깁스를 한 채 지내고 있다.

A군의 아버지는 "가장 참담한 건 학교의 무책임한 대응"이라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듯한 인상 속에 피해 학생과 가족은 정신적·경제적으로 막대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사건은 단순한 아동 간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반복적, 악의적인 신체 폭력"이라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학교 관계자, "사실과 다른 부분 많다…심의 결과 나오면 해명하겠다"

그러나 학교 측은 A군 아버지의 주장과는 상반된 입장을 내비쳤다.

학교 관계자는 "A군 아버지의 주장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현재는 심의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건과 관련한 어떤 내용도 설명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가해 학생 측 부모와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서도 "심의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 연결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사실관계 다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한 학생이 전치 8주에 달하는 중상을 입은 상황에서, 학교가 사실 여부를 이유로 책임 있는 설명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학교폭력은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사건 발생 이후에는 피해 학생 보호와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의 모호하고 소극적인 대응은 자칫 제2의 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학교 측, 가해 학부모의 입장은 심의 결과가 확인되는 대로 본지는 추가 보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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