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묶인 온석근린공원, 서산시와 LH는 '양치기 소년'인가
-시민 선호 1순위였던 문화예술타운 후보지, LH 예정지 이유로 탈락… "빈수레만 요란" 지적

이경화 충남 서산시의원이 서산시의회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경호 의원 제공)
이경화 충남 서산시의원이 서산시의회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경호 의원 제공)

(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지난 15일, 충남 서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온석근린공원 개발 지연 문제로 50년간 고통받아 온 주민들의 한 맺힌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경화 서산시의원(동문1·2, 수석)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온석근린공원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강력히 촉구하며, 특히 지난해 서산시문화예술타운 입지 선정 과정에서 벌어진 '납득할 수 없는 탈락'의 전말을 폭로했다.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에 대한 서산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향해 "거짓말하는 양치기"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시민 선호도 1위였는데… LH 예정지라 탈락?"

이 의원은 서산시 온석동 일대가 풍부한 녹지와 뛰어난 공공시설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50여 년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심각하게 제한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부터 도시계획시설로 묶였지만 공원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이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로 지정되었음에도 "현재까지 단 한 번의 실질적 개발도 없었다"며 "온갖 장밋빛 개발에 대한 빈수레만 요란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해 '서산시문화예술타운' 예비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그는 "해당 지역이 시민추진위원회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곳이었음에도 '개발계획 중복 여부와 LH에서 공공지원 임대주택지구 사업 추진 중'이라는 개발 예정 이슈로 최종 후보지에서 떨어졌다"고 폭로하며, "이처럼 서산시의 대규모 사업 후보지 선정 시마다 거론되다가도 LH 사업 예정이라는 이유로 탈락하는 경우가 반복됐다"고 맹비난했다.

실제로 당시 문화예술타운 입지선정시민추진위원 A 씨는 "서령고 앞 서산문화복지센터 인근 부지가 가장 유력했으나, LH 공사에서 임대아파트 단지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부서 통보에 심사위원들이 기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 이후 시의 기류나 심의위원회 중 일부 위원들이 지금의 입지를 강하게 주장해 결정됐다"고 덧붙이며,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서산시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는 서산문화복지센터나 서산중앙고와 야구장 인근에 자리를 잡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내 생전에 개발될까"… 주민들 절규에 '양치기 소년' 꼬리표

이 의원의 발언에는 오랜 시간 고통받아 온 온석동 주민들의 절규가 고스란히 담겼다. "다들 무심한 놈들이다", "내 생전에 사업이 진행될지 모르겠다"는 탄식부터, "LH는 팻말만 박아놓고 연락도 없다"는 LH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한 비난까지 이어졌다. 특히 "비가 와서 배수관이 작아 물이 흘러넘쳐 창고고 기계고 다 절단나도 LH 사업 예정 지구라 아무것도 안 해준다"는 충격적인 증언은 주민들의 참담한 현실을 보여줬다.

주민들은 "민간개발도 실패하고 문화예술타운도 다른 곳에 주고, 공공주택개발마저 실패하면 주민들의 상실감과 소외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빨리 진행해서 보상하고 아파트를 짓든가, 아니면 재산권 행사라도 하게 풀어주든가 빨리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서산시와 LH를 향해 "더 이상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든가 아니면 정당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결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놀랍게도 이 의원은 정확히 5년 전인 2020년 7월 20일에도 '온석근린공원 사업 일몰에 따른 주민 보상 및 재산권 제한 조치'를 요구하며 5분 자유발언을 진행한 바 있다. 시정질문과 행정감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산시의 미래지향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균형 발전을 촉구해 왔지만, 주민들의 고통은 5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오랜 시간 '개발 예정'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주민들을 기만해 온 서산시와 LH가 과연 '거짓말하는 양치기'라는 오명을 벗고 온석근린공원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0년간 묶여 있던 온석동 주민들의 재산권은 언제쯤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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