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급여 10%씩 수 천만 원 챙긴 혐의…법원, "증거인멸 우려"

(사진=허일현 기자) 일산농협 풍산 지점 전경
(사진=허일현 기자) 일산농협 풍산 지점 전경

(고양=국제뉴스) 허일현 기자 = 경기 고양시 일산농협 김진의 전 조합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지난25일 김 전 조합장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김 전 조합장이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조합장은 해당 농협에서 임원을 지낸 A씨로부터 5년 여 재임 기간 급여의 10% 가량인 8000만 원을 수차례에 걸쳐 받은 혐의다.

전 임원 A씨는 김 전 조합장의 요구로 돈을 주기 전 현금과 인출 전표, 자신의 통장까지 촬영해 검찰에 제출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은 그동안 김 전 조합장의 자택과 사무실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2일과 12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조합장은 요양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면서 지인의 땅을 시세보다도 몇 배 비싼 금액으로 매수한 데 이어 요양원 공사를 특정 업체에 밀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타 지역 농협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일산농협으로 전입시켜 3년간 4번의 표창과 3번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아빠찬스’로 직원들의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일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김 전 조합장은 지난5일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국제뉴스2025년6월16일자 3선 연임 일산농협 김진의 조합장 사퇴...7월4일 보궐선거 보도참조)

이에 일산농협은 조합장 궐위 시 사유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돼 있는 관련법에 따라 오는 7월4일 조합장 선출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 전 조합장이 사퇴하면서 치러지는 일산농협 조합장 선거에 김 전 조합장의 아내인 박미영(55)씨가 후보로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부인 박 모씨의 예비후보자 등록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직원들은 물론 많은 조합원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김 전 조합장은 2023년3월8일 열린 제3회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3명의 후보자가 나섰으나 1841표 중 1627표를 얻어 88%의 압도적 지지율로 3선 연임 조합장이 됐다.

이를 지켜본 일산 농협 일부 조합원들은 “김 전 조합장이 나름 일을 열심히 해 성과도 있고 조합원들과의 사이도 원만해 신임이 높았는데 그 이면에 이런 비리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며“조합원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로 지금도 믿기지 않아 하고 있다. 명확한 수사와 재판으로 낱낱이 밝혀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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