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는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송영심 기자)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는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송영심 기자)

(익산=국제뉴스) 송영심 기자 =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는 13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이다.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문> 
반복되는 농업재해(수해, 폭염)는 기후재난이다. 
정부와 익산시는 책임있게 전면적으로 나서라

지난 7월 10일, 익산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농경지와 시설 하우스가 물바다가 되고 산 사태에 토사까지 덮치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한 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너무도 깊고 크기만 합니다.

더욱이 익산 지역은 작년에 이어 거듭되는 연이은 물난리로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농업 현장은 초토화 되었습니다. 지역소멸을 극복하고 익산의 미래 농업을 이끌고 갈 청년농업인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지역탈출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수해 피해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주민 생존을 위협하고 농업 기반을 붕괴시키는 기후재난, 기후재앙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익산시, 농어촌공사 등 행정당국의 대응방식은 작년의 엄청난 수해 피해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안이한 임시방편식 대처가 수해 피해를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의 수해 발생 지역도 작년에 이어 상당수 상습 피해 지역이었지만 하천 정비, 배수로 개선 및 배수장 확충 등 수해 대책 요구에 예산부족을 이유로 안일하게 대처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정부는 논에 타 작물 전환만 강조했지 수해에 대비한 농업기반 시설에는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또한 경종 농가와 함께 우리 농업의 한 축을 이루는 축산 농가들은 현행 제도의 허점으로 수해 피해로 인한 축사 파손과 가축 폐사에도 보상 규정이 없거나 극히 미미한 수해 피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산사태로 인한 농경지 및 주택 피해 위험 경고에도 산림당국과 익산시가 안전 점검이나 무분별한 삼림 벌목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이유 입니다. 우리 익산시 범농업계는 기후재난 시대, 정부와 익산시의 각성을 촉구하며, 벼랑끝에서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책위를 출범시키고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는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송영심 기자)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는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송영심 기자)

하나,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재난관리법과 농작물 재해보험은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작년과 올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지만 온전한 피해 복구와 피해 보상에는 턱 없이 미흡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정부는 농업재해 법령을 전면 개선하고 충분한 예산 투입으로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익산시도 정부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신속한 복구와 농민 생계 보장, 영농 기반 복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예산 지원을 해야 합니다. 

하나, 정부와 익산시는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기후 변화, 기후 위기라는 말조차 생소한 단어였는데 이제는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이란 말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기후재난은 한국농업 체계를 뿌리째 흔들고 농민 생존과 국가와 공동체의 생사존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와 익산시는 관행적 예산편성과 안이한 대응을 벗어나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주민 의견 반영한 상습 수해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치수대책’을 마련하고 가칭 ‘기후재난특별법’ 등을 제정하여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영농 환경을 보장해야 합니다.

하나, 익산시는 침수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하라.          익산이 재난 청정지역이란 자부심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침수 피해가 집중 호우때문이라는 말 외에는 익산의 지리적 지형과 하천 구조와 배수 시설, 농지와 임야 등을 포함해 정확한 피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현실입니다. 특히나 금강 수계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익산 북부권의 침수 피해나 최근 산 사태의 위험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전문적인 연구 용역을 포함한 심층적이고 정확한 원인 규명이 절실합니다.

익산시는 침수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정확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즉시 착수해야 합니다. 농업·농민이 안전한 먹거리와 식량주권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우리는 익산시민과 함께 기후재난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익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부와 익산시의 각성과 책임을 촉구합니다.

2024년 8월 13일
익산시 범농민 기후재난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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