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뉴스) 정재헌 기자 = 김치유산균배양액으로 지킨 김치종주국의 자부심
일찍이 생물학과 물리학을 접목한 독일, 미국에서 수학한 강사욱 교수는 1970년 서울대 미생물학과 1회 입학생 출신이다.
유학파 박사로서 한국의 열악한 연구기반,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생물물리학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던 도중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다.
일본에서 된장에 들어있는 아플라톡신 때문에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한국 발효식품의 가치를 비하하고 김치를 기무치라 부르며 종주국의 여부를 의심한 것을 계기로 김치유산균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10년 전 유산균이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가 있다고 대서특필 된 것도 좋은 계기가 되었다. 특히 밥에 곁들이는 전통 장류와 반찬들이 발효식품인 것에 강 교수는 주목한다.
"아플라톡신은 발효 과정을 통해 삭혀지며 없어진다. 그리고 간혹 김치의 염분을 위험하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발효식품에는 항생효과가 있다. 인위적인 항생제는 독성이 강한데, 그 효과에 대해 다른 나라가 해줄 것도 아니고 그것을 접하는 우리가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2004년부터 김치유산균을 연구해서 조류독감예방치료 및 8가지 유익한 물질을 함유한 발효 배양액을 완성했다"
김치유산균은 항생물질을 담고 있었다. 유산균은 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이클릭 다이펩타이드라는 물질을 만들며, 강 교수는 김치 잎보다는 양념과 국물에 주로 함유된 이 항생물질이 다른 발효식품에도 들어있는지 관심을 갖고 연구하여 시중에 판매하는 된장, 새우젓, 간장에도 있음을 확인했다.
"염분 발효식품에는 대부분 이 8가지 유익한 물질이 들어있을 것이고, 아직 이 물질의 생성과정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신기한 것은 일본 간장과 낫또에도 들어 있는 이 물질이 일본식 미소된장에는 없었다는 것인데, 냄새가 거의 없고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기 때문에 생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항생물질로 입증된 이 유산균 배양액은 농장 실험 결과 조류독감 치료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죽어가는 닭은 점차 소생했다. 강 교수가 입증한 이 결과는 영국 BBC에도 인용되어 전 세계로 보도되었다.
내성 없는 항생제 연구, 천연항생제 개발에 성공할 것
"수천 년간 김치를 먹으면서 한국인들은 잘 살고 있다. 그러면 임상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이 물질에 대한 임상테스트를 하지 않으면 아무도 믿지 않지만, 개연성이 있는 상황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배양액을 강 교수는 동물사료첨가제로도 시장에 내놓게 되는데, 사업을 추진했음에도 그 진가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중국에 제안했더니 허베이성의 작은 도시에서 사업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정부에서 얻은 2만 4천평의 대지에서 오는 6월 말 공장이 완공된다. 이렇게 된 데는 중국의 양돈 및 양계산업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가축을 기르는 곳이 적다. 돼지가 감염되면 전부 폐사시키고 종돈을 들여오는 게 현실이다. 지금도 300만 마리 정도다. 반면 중국은 약 5억 마리 정도의 돼지를 키운다. 그래서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은 돈 많은 사람이 공장건립하면 우리의 연구원들이 생산하는 조건으로 로열티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시 정부와 연계되어 유출을 막고 있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개발했지만 독성이 많고, 대체항생제를 개발해도 차례로 내성이 생겼다. 가축이 항생제를 먹이면 사람 몸에 들어오므로 정부 차원에서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금지하는 추세다"
그래서 강 교수는 백신프리를 주장하고 있다. 김치는 섭취해온 한국인의 몸에 내성균을 만들었다는 근거가 없지만, 항생물질의 경우는 오남용, 부작용, 내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연구를 위한 비용을 중국에서 받은 로열티로 해결하려 한다.
강 교수는 앞으로 독성이 없는 천연항생제를 약재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기간산업인 팜 농장의 기생버섯이 나무를 말려 죽여 연간 5억 불의 손실을 내는 것에 주목하고, 말레이시아 대학의 초청으로 5월 경 건너가 약재를 투여하는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다.
강 교수는 "이미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약재를 투입했다가 실패했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돼지 사료첨가제 뿐만이 아니고, 다음에는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할 것이다"
우리의 발효식품에서 시작된 항생제 연구의 성과가 지금, 세계를 향하고 있다. 강 교수의 연구 성과가 목표를 이룰 날을 월간 파워코리아도 기대해 본다.
정재헌 기자
jjh0522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