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국제뉴스) 김현승 기자 = 미국은 러시아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자국 영토에 대한 사찰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뉴스타트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거부가 미-러 핵무기 통제 실행 가능성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협정 준수로 돌아갈 수 있는 분명한 길을 가지고 있다"라며 "러시아가 해야 할 일은 수년간 그랬던 것처럼 뉴스타트 협정에 따라 자국 영토에서의 사찰 활동을 허용하고 양자협의회담에서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지아는 지난해 8월 초 협정에 따른 군사 기지에 대한 미국의 사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러시아 사찰에 대한 미국의 방해에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은 이에 대해 부인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응징하고 수십억 달러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함에 따라 두 강대국 사이 관계는 악화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동안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러시아는 지난 11월 2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예정돼 있었던 뉴스타트 협정 관련 회담도 무기한 연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뉴스타트 협정을 2026년까지 5년 연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현재의 형태로 뉴스타트 협정을 기한 연장을 주저했었다. 그는 어떠한 핵 조약도 중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뉴스타트 협정을 보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 조약이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의원들은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러시아의 위법 여부를 이날까지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국방 정책에 적극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이 뉴스타트 협정을 "순진하게" 연장했으며 러시아가 "어떤 국제 협정도 준수할 것이라는 신뢰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뉴스타트 협정 한도를 훨씬 초과해 대량의 탄두를 배치할 수도 있는 미래를 대비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부에 지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서명한 뉴스타트 협정은 러시아와 미국이 각각 배치된 전략 핵탄두를 최대 1,550개로 제한했다. 이는 2002년에 설정된 이전 제한치에서 약 30% 감소한 것이다.
또한 발사대와 중폭격기의 수를 800기로 제한하는데, 이는 여전히 지구를 파괴하기에 충분하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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