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경제학부 배정환 교수

(서울=국제뉴스) 정시준 기자 = 중장기적 시각과 폭넓은 지원이 필요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경제학부의 배정환 교수는 그간 다양한 분야에 걸친 우수한 연구 성과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해 한국환경경제학회 최우수 논문상을 비롯해, 2012년 자원경제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으며, 지도 학생들과 공동으로 2011년과 2012년 경제학공동학술대회에서 두 차례 최우수 대학원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구주제도 다양해서 친환경 자동차 시장수요 연구와 저축은행 부도사태 요인 분석, 광주 광산업 발달 요인,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혼합정책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연구, 호남선 KTX 완전 개통에 따른 장거리 대중수송수단 시장 점유율 예측, 바이오에탄올의 공급포트폴리오에 관한 연구 등 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교통, 금융, 산업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많은 연구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그이지만, 우리나라의 연구 환경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배 교수는 "우수한 연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소속된 연구자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대학들이 정부의 BK21 및 BK21+ 사업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면서 단기적이고 즉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정작 원하는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그는 "연구 실적에 대한 압박감은 자칫 연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거나, 섣부른 연구결과를 내리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여유 있고 폭 넓은 시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배 교수는 또한 인문사회학 연구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를 위한 별도공간이 없는 인문사회학계열의 경우 시스템의 공유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연구 관련 전문 소프트웨어가 갖춰진 공동연구공간이 확보된다면 훨씬 우수한 연구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열 간의 불균형과 간극은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한쪽에 편중된 것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배 교수는 국가 경쟁력 향상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열이 균형을 맞추고 함께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최근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융복합의 경우에도 IT기반 기술과 인문사회계열의 융복합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정책적인 지원의 폭을 넓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1세기 최대의 연구과제는 '에너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힘쓰고 있는 배정환 교수는 지난 2014년 ‘친환경 자동차 시장점유율 예측’에 대한 논문으로 한국환경경제학회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배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선택실험법을 이용, 하이브리드카·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선호도를 추정하고 미래의 시장점유율을 예측했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술신뢰도가 증가함에 따라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선호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오염저감 효과, 연비개선, 충전소간 거리가 전기자동차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고학력자일수록, 남성일수록 전기자동차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이브리드카는 최대 67%, 전기자동차는 14%까지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친환경 자동차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자동차 연비규제정책이나 전기자동차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또한 미국의 경우 이미 전기자동차 배터리 충전시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러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최근 긍정적인 발전이 엿보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주도의 경우는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을 목표로 전폭적인 자금 지원과 인프라 확충에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 정부에서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한편 배 교수는 향후 에너지 및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된 방향의 연구를 특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근 지역으로 이전해 온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한전 자회사 등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의 공동연구도 구상하고 있으며, 포스트 교토메커니즘이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신재생에너지 시장 활성화,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중장기적 효과 등의 중장기적인 문제를 향후 주요 연구주제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정환 교수는 대학에서 이뤄지는 지원 사업들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제약이 깊이 있고 중요한 연구를 진행하는 데에 장애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수한 인재들이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연구를 등한시하는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지원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순수한 열정과 도전정신 속에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배정환 교수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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