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성마을 왕벚나무 대책위, 낭싱그레가게’와 통한의 식목일 행사
무단 벌목으로 쓰러진 왕벚나무에서 가지 꺽어 화분에 옮겨심기

이제 연로해 할머니가 된 ‘제성마을’ 원주민들이 왕벚나무를 다시 살리기 위해 뭐라도 해보겠노라고 마련한 문화행사다.
이제 연로해 할머니가 된 ‘제성마을’ 원주민들이 왕벚나무를 다시 살리기 위해 뭐라도 해보겠노라고 마련한 문화행사다.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제성마을’은 과거 ‘몰래물’(구사수동) 주민들이 세운 마을로 철거민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몰래물’ 철거민의 수난은 1941년 정뜨르 비행장이 건설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비행장 건설로 ‘몰래물’에서 쫓겨난 주민들 절반이 옆 마을로 이주하여 ‘새몰래물’(신사수동)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40년 후, 제주공항 확장공사가 시작된다. 이때 ‘몰래물’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새몰래물’ 주민 일부는 마을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다시 7년이 지난 후인 1987년,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서게 되면서 남아있던 주민들마저 다시 이주해야만 했다.

이렇게 복잡하고 연이은 철거로 마을을 떠나야만 했던 ‘몰래물’ 주민들은 인근 마을로 흩어져 4개의 마을을 설촌하게 된다. 조부모, 부모, 자식으로 이어진 ‘몰래물’ 철거민이 세운 4개의 마을 중 하나가 ‘제성마을’이다.

제성마을 왕벚나무 대책 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같은 제성마을의 설촌유래를 설명하면서 지난달 15벌 왕벚나무 무단 벌목과 관련 제주시 관계당국의 사과와 심적 보상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제주시청은 도로공사를 이유로 총 40년간 원주민들과 함께 해온 12그루의 왕벚나무를 제성마을 원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속에도 무단 벌목했음에도 당국의 뚜렷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식목일을 맞아 제성마을 원주민들은 시민단체인 ‘낭싱그레가게’와 함께 ‘통한의 식목일’ 행사를 열었다.

이 통한의 식목일 행사는 이제 연로해 할머니가 된 ‘제성마을’ 원주민들이 왕벚나무를 다시 살리기 위해 뭐라도 해보겠노라고 마련한 문화행사다.

이날 행사는  화분에 벚나무 가지와 뿌리를 심는 퍼포먼스로 진행됐으며, 행사에 쓰인 가지와 뿌리는 무단 벌목으로 쓰러진 왕벚나무에서 꺾어온 가지와 캐어온 뿌리들이다.

‘제성마을’ 할머니들이 보관해 두었던 것들을 식목일을 맞이해 화분에 옮겨심으며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80년 전 ‘몰래물’ 철거민의 아픔과 40년 전 ‘제성마을’ 설촌의 희망을 간직한 왕벚나무가 되살아나길 기원했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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