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권혁 시도상선 회장과 기아타이거즈 야구선수 출신 임창용 씨가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
권 회장은 증여세 등 22억원을 내지 않았고 임씨는 종합소득세 3억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은 6일 고액·상습 체납자 6965명(개인 4633명, 법인 2332개)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명단 공개 대상은 1년 넘게 국세 2억원 이상을 체납한 경우로, 이들이 올해 내지 않은 세금은 4조8203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체납자는 127명 늘었지만 체납액은 5870억원 줄어들었다. 100억원 이상 고액 체납자 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올해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도박업자 이성록씨로 부가가치세 등 1176억원을 내지 않았다. 이 씨를 포함해 도박업자 4명이 수 백억원씩을 체납해 10위권에 포함됐다. 유명인 중에는 전 프로야구선수 임 씨와 ‘선박왕’ 권 회장이 올랐다.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등에서 투수로 활약한 임 씨는 종합소득세 3억원을 체납했다. 국세청과 3000억원대 규모의 소송전을 벌이는 권 회장은 증여세 등 22억원을 내지 않았다. 법인 중에선 하원제약이 근로소득세 등 260억원을 내지 않아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고액 체납자는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홍영철 씨로 부가가치세 등 1632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최순영 전 대한생명보험 대표이사(종합소득세 등 1073억원)와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정보근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증여세 등 644억원)도 명단에 있었다. 불법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주수도 전 제이유개발 대표이사도 법인세 등 570억원을 내지 않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31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은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체납자 주민등록 주소지를 지도에 표시해 지역 주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국세청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조세포탈범 35명도 공개했다.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많이 찾는 J성형외과는 중국 브로커를 통해 중국인 환자를 모집하고, 성형수술대금은 중국 현지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게 한 후 국내 환치기업자로부터 받았다. 이같은 방법으로 내지 않은 세금은 23억3600만원에 달했다.
기부금 영수증을 거짓으로 발행한 종교단체 등도 공개됐다. 경북의 한 사찰인 비석정사는 연말정산과 관련해 기부금 공제를 받으려는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5억7400만원 상당의 기부금 영수증을 207차례에 나눠 발급했다. 5억8400만원 상당의 기부금 영수증 발급 내역을 장부에 작성·보관하지도 않았다. 서울의 국제선교협회가 118건, 5억9000만원의 허위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했다.
송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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