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가 일자리에 초점 맞춰질지 기대.

(서울=국제뉴스) 박준석 기자 = 부산시(시장 오거돈)는 결국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짓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08년에 결정된 이래 10년 만에 올해 5월 첫 삽을 떳지만 오시장이 인수위원회의 건립에 대한 재검토의견을 받아들여 건축이 중단된 상태였다. 하지만 부산시가 문화예술예산을 20% 삭감한 뒤 내린 결정이어서 결국은 건축만을 위한 오페라하우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재검토과정에서 문제만 부각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역량과 안목도 부각되었다.

부산의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은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건립을 찬성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많은 공청회를 개최하고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의견들을 피력했으며, 심지어 찬성과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도 하였다. 이전이나 다른 도시에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듯 시민사회 전체가 같이 고민하고 논쟁하였던 적은 없었다.

부산이 정치적으로 역동적인 곳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될 만 한 과정이다. 덮어놓고 하우스를 짓자는 토건문화행정이 시민들에게 정지되는 사건이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결정되고 지어지는 오페라하우스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오페라를 위해 오페라하우스를 짓지 않는다. 오페라 예술가들을 위하고, 시민들을 위해서 오페라하우스를 짓는다. 오페라는 노동집약적 예술이다. 귀족들을 위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지독한 편견과 오류이다. 예술가는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지 웃음을 파는 사람들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예술가들이 상주하며 오페라를 하는 오페라하우스가 랜드마크가 된 곳은 몇 개 있다. 그런데 랜드마크로 쓰려고 오페라하우스를 지은 경우는 하나도 없다. 오거돈 시장의 부산이 어떤 도시인지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어떻게 운영되는 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두환씨는 극장을 짓고 운영자를 임명했다. 그래서 예술의전당은 30년째 건물관리와 임대가 주업이다. 극장만 지어놓고 예술단 만들어 놓으면 공연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결과물은 박정희시대의 국립극장 마인드이다. 극장 안에 예술가들을 시즌제로 소속시키고, 예술감독의 책임하에 오페라를 만드는 곳이 오페라하우스이다.

합창을 하는 부산의 청년예술가들은 오페라를 하는 부속물이 아니다. 정명훈을 위해 부산이 오페라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오페라를 해야 한다. 몇몇 단장이나 목소리 큰 예술가들을 위한 오페라하우스라면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빠바로티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그를 위해 오페라하우스를 지을 이유는 없다. 고용없는 오페라는 예술가들의 무덤으로 향하는 이정표이다. 국립오페라단처럼 작품 당 십 수억 제작비를 쓰면서도 합창단원들은 용역업체를 통해 공연 당 20여만원 주는 짓은 부산의 새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도시가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드는 것이 오페라하우스이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단 공연은 원가의 20%만 받는다. 누군가 베로나에서 2만원에 오페라를 봤다면 사실은 10만원 티켓을 베로나 시가 시민과 관광객을 위해 그렇게 제공한 것이다. 정부와 시민들에게 장사하거나 위화감을 주는 예술장르를 부산시가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싼 공연은 세상에 없다. 비싼 공연을 시민들을 위해 장기공연으로 제공하기 위해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적자라고 볼 수 없다. 메디치 가문처럼 민간의 기부로 하는 것이 문화예술이라는 인식은 천박한 것이다. 당시의 메디치가문등은 지금 정부다. 지금도 기업이 해야 한다는 상식은 상식밖이다. 부산시가 비용을 많이 들인 양질의 공연을 장기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2.4.6만원으로 제공할 때, 그 때 비로소 지금의 결정은 옳은 결정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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