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존귀한' 표현과 미성년자에게 공식 장소에서 군 간부가 허리숙인 전례 없어
후계자 확정은 섣부른 판단… 그저 4대 세습과 핵보유 대를 이어 계속한다는 의미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갑)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갑) 국민의힘

(서울=국제뉴스) 김서중 기자 = 북한 김정은이 ICBM 시험발사 성공 축하행사에 자기 딸과 다시 동행하며 외부에 공개했다. 북한 관영 매체의 호칭도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상승했다. 특이한 점은 이번에 대장(별 넷)으로 진급한 인사들이 열살 남짓한 미성년 딸에게 허리를 굽혀 정중히 인사하는 장면까지 공개한 것이다.

김씨 일가가 미성년 자녀를 관영 매체를 통해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며 선전한 것은 북한 역사에서 처음이다.

김일성 때 김정일이 미성년자로서 현지지도에 동행한 적은 많았으나, 미성년자인 김정일에게 '존귀한 자제'라는 식으로 소개된 적은 없었다. 또 김정일은 공식 후계자로 선정되기 전에는 본인이 허리를 굽혀 아버지 뻘 간부들에게 인사했지 이번처럼 간부들이 미성년자 김정일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 전례가 없었다. 김정일이 미성년자였을 때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당시는 그저 자제분이였다.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의 혼외 자식으로 합법 후계자로 임명되기 전까지 북한 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후계자가 될 거라 생각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김씨가문의 대를 이었지만 손자로서 할아버지 김일성과 같이 한 사진도 없다. 어릴 때 세자로서 북한 주민들은 물론 가문 내에서도 알리지 못했고 김정은의 생모도 집안 며느리로서 공식 대접을 받지 못했으니 한이 단단히 맺혔을 것이다.

지금 김정은은 자기 자식들에게만은 본인이 당한 설움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딸 공개는 김정은이 아이 때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설움이 반영된 결과물로 해석된다.

그리고 지금 단계에서 이번에 공개된 딸이 김정은의 후계자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군 간부들로부터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성할 것”이라며 충성 맹세를 받은 것을 보면 북한의 세습 통치가 3대에 이어 4대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북한 사람들은 이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김정은이 법제화까지 이뤄낸 핵개발, 핵무장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것이라 보면서 북한의 국제적 고립, 식량난 역시 계속될 것이니 속으로 한숨들이 나왔을 것이다.

지난 2009년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임명됐을 때 이를 진심으로 반기는 사람은 적어도 내 주변에 없었다. 결국 이번 북한의 ‘존귀하신 자제’ 공개는 북한의 핵 보유가 김정은 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갈 것이며, 세습도 4대로 이어지니 북한 인민들로부터 계속해서 충성하라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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