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화가(사진=이지영 기자)
김정아 화가(사진=이지영 기자)

(서울=국제뉴스) 이지영 기자= 세상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기 마련이다. 마음의 결에 따라 같은 대상이라도 행복하고 아름답게 보이다가 때론 슬프고 추하게도 보인다. 3월 어느 날, 봄이 오는 길목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따뜻함을 더하는 여류화가를 만났다. 초긍정의 상태에서 만물을 되도록 아름다운 관점으로 해석하고, 거기에 ‘치유와 회복’이라는 양념을 첨가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려는 화가. 그의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빛나는 그의 그림은 코로나로 인해 희망을 잃어가는 우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 빛나고 있었다. 춘래불사춘, 봄이 왔으나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정치적 해석이 농후한 이 말을 부정이라도 하듯이 그는 당당히 봄을 보여주고 있었다.

평온함을 찾아서

서울교육대학교로 진입하는 횡단보도의 맞은편에 아트컨티뉴 교대아뜰리에 초대전 보옴(봄을 보다)“ 이라는 제목의 낯선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33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류예지, 김정아 화가의 전시회. 3월 말인데도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이기에 이라는 단어는 어딘지 모르게 이른 감이 있었지만 봄 향기를 맡으려는 기대를 안고 안으로 들어섰다.

 

김정아 화가의 작품 '평온'(사진 =이지영 기자)
김정아 화가의 작품 '평온'(사진 =이지영 기자)

문을 열자마자 평온이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평온..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에너지가 되는 말, 그러나 얻기는 쉽지 않은 그런 말..김정아 화가는 이 평온이라는 작품시리즈를 작년 말 (2020)부터 계속 해오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평온이 아닐까 싶어요. 프랑스의 작가 소니아 라세니평온함은 천사의 눈으로 완전한 침묵의 심층을 보는 것이다. 끝없이 고요한 지평선에서 꽃을 피우는 것처럼 세차게 흔들리고 차갑게 젖어가는 마음에 고요한 꽃의 숨결을 맞아 들인다고 표현했는데 그 감성에 매료되어 제 나름의 평온을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그의 그림들은 흔히 상상하는 전형적인 동양화의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나태주 시인이 말한 것처럼 자세히 보게 되면 어느덧 화려해 보이고 다채로워 보이는 색감 안에 아주 정갈하게 잘 정리된 단아한 그의 마음이 묻어난다. 그는 조화와 공감을 기본으로 모든 감성의 플랫폼이 되어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저는 회화가 좋아요. 회화는 어떤 대상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비가시적인 것을 다양한 형태로 보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추상적인 관념이나 감각, 이런 것들을 방출하는 것이랄까요. 정답은 없지만 제 그림을 통해서 사유의 창을 열어주고 싶어요. 평온이란 작품에 표현되어있는 원을 보면서도 어떤 분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분은 어머니를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이렇게 보시는 분마다 다르게 다가가고 다양한 해석이 열려있는 그림, 그런 울림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에서 찾은 위로

평온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이 따뜻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인문학적 소양이 날카롭다 생각되었다. 아름다운 얼굴에 빛나는 눈, 때로는 심안의 빛일 것 같기도 한 그의 눈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날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화분에 노란 꽃이 피었었죠. 너무 예쁘게 핀 그 꽃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꽃이라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행복을 주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술도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죠. 다들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드신데 이제는 예술이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위안이 되는 역할을 해야되지 않을까 해서 한 2년 동안 꽃을 그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중에서 이 작품은 저희 어머니를 위해서 그린 작품인데요. 엄마가 도라지 꽃을 참 좋아하시거든요. 하루종일 집에 계시는데 지천으로 도라지가 피어있는 느낌을 담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도라지 꽃을 모티브로 김정아화가가 그린 작품(사진=이지영 기자)
도라지 꽃을 모티브로 김정아화가가 그린 작품(사진=이지영 기자)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캔버스에는 어떤 종류의 그림을 그려도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꽃 한송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타인과 나누고 더불어 행복해지려는 마음의 씨앗은 화가 김정아의 그림이 가진 공통분모다. 어떤 그림이든 그 속에는 위로와 희망과 배려와 따뜻함이 깃들어 있었다.

지평선의 끝에서 꽃을 발견하는 마음으로 사람의 향기를 녹여내다

그는 작품 속에 여러 문인들의 감성을 녹여낸다. ‘그녀의 하얀 팔이 내 지평선의 전부였다는 막스 자코브의 지평선이란 시를 만나면서 그의 그림에는 절대적 평온과 포근함을 대변하는 지평선이 등장했다. 또 새해에는 항상 떠오르는 태양을 그리는 것으로 작품의 포문을 여는 그의 예술혼은 새해의 빛이 만인에게 밝게 비추기를 바라는 그의 바람이 투영되어 있다.

"마티에르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가령 돌가루 같은 재료들도 직접 손으로 작업합니다. 밀도로서 깊이를 내고 싶어서 중첩을 많이 하고 재질감에 신경을 많이 쓰죠. 요즘은 디지털 미술, 설치미술 등 미술계도 엄청난 기술들이 생겨났지만 저는 붓이 좋아요. 사람 손만큼 그 사람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작가의 미묘한 떨림 같은 것들은 기계가 만들어 낼 수 없거든요. 손맛을 살리고 싶어서 하나하나 수작업을 합니다. 흰 백지를 맞닥뜨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또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하죠.”

김정아 화가가 지평선을 모티브로 그린 작품(사진=이지영 기자)
김정아 화가가 지평선을 모티브로 그린 작품(사진=이지영 기자)

이타를 전제한 자유로움으로 희망을 노래하는 화가

자연을 모티브로 감성을 이야기해 왔던 소위 예술하는 자들이 가진 소명과 재능 이외에 신이 그에게 하나 더 허락하신 것은 그의 이타적인 마음이었다. 그는 다른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물에서 그 본질의 의미를 찾지만 그가 만드는 결론은 항상 모두의 행복과 맞닿아 있다. 어떤 고정관념도 허락하지 않는다. 규정하지 않고 틀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바라보고 가슴에 담아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 그들에게 위로이고 행복이기를 바라는 것. 그것이 그의 그림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 화가 김정아의 예술혼 이었다.

이 세상에 완벽은 없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항상 꽃은 피죠. 희망과 보람을 찾고자 하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해요. 보시는 분에 따라서 다양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열려있는 예술을 하고 싶어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그것이 제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입니다.“

전시회안내 표지판과 김지영 관장의 안내글(사진=이지영 기자)
전시회안내 표지판(좌)과 김지영 관장의 안내글(우)(사진=이지영 기자)

<화가 김 정 아 / KIM, Jeong-A / 金 貞 娥 프로필>

2003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조형예술학과(이미지예술과 현대예술학) 박사준비과정 (D.E.A.) 수료

2000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조형예술학과 대학원 졸업, 석사 (MFA)

2000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미술사학과 수료

1996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 학사 (BFA)

1994~1995 아뜰리에 그랑 쇼미에르 수학

1993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BFA)

개 인 전

2019 어느 날 문득’, 토포하우스, 서울

2019 . . .’, 서울시의회 본관 중앙홀갤러리, 서울

2019 . . .’, 예술의 전당, 서울

2018 내면의 소리’, 블루스톤 갤러리, 서울

2017 시선의 빛’, 라움아트센터, 서울

2016 행복의 향연', 예술의 전당, 서울

2013 카스의 일상’, 구하갤러리, 서울

2011 바보의 꿈’, 온리 갤러리, 서울

2011 바보의 꿈’, ESPRESSO HAUS갤러리, 서울

2009 '간극', 소나무 갤러리, 서울

2000 숨결, 종로 갤러리, 서울

2000 '숨결의 가장자리', Espace Artsenal, 이씨 레 물리노, 프랑스

단 체 전

2022 자아미학(Self-aesthetic)’, 화인페이퍼갤러리, 서울

2021 ‘2021 한국현대회화 100마루아트센터 GRAND, 서울

한국미술의 위상전, 칠묵미술관, 중국

팬데믹의 일상- 한불조형예술협회 정기전, 갤러리 퐁데자르, 경기도 양주시

小談展(소담전)’ - 한불조형예술협회 기획전, 갤러리 오브제, 대전

2020 ‘SIX SENSE FAIR’, 마루아트센터 특별관, 서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아트스페이스 호서, 서울

18회 한국미술주역전’, 현대갤러리, 대전

MASK(한불조형예술협회 17회 정기전)’, 현대갤러리, 대전

2019 같음과 다름의 공존, 오산시립미술관, 경기도

‘CHAMBRE DE MEMOIRE(추억의 방), 마라쥬 갤러리(Galerie Marrage), 프랑스

A priori', LJA 이정아 갤러리, 서울

한불조형예술협회 정기전, 이공갤러리, 대전

2018 2018 오늘의 여성미술전’, 양평군립미술관, 경기도

K-Artist 현대미술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광역시

보다 가까운, 갤러리 FM98.5, 청주

2017 질료의 형상전’, 갤러리 마롱, 서울

감각언어, 구하갤러리, 서울

글로벌 아트콜라보 엑스포 2017’, 코엑스C, 서울

2016 ‘Croisement(교차점-사유와 시선)’, 이앙갤러리, 서울

‘A True Painting', 아트홀 공, 서울

화가군도’, 갤러리카페ini, 제주도

2015 아름다운 동행(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기념 일본 한국문화원 초대전)’,갤러리 MI, 동경 일본

‘MIX MATCH’, 코트라 오픈갤러리, 서울

‘Je suis...', 남송미술관, 가평

미술을 보다’, 무등갤러리. 광주

2014 ‘2014 공존:동고동락’, 인디아트홀 공, 서울

‘2014 시민청 시끌벅적 예술제’,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

'Ile de France',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2013 ‘46인의 독립된 시선’ , 이앙갤러리, 서울

사랑나눔기쁨-소아암 어린이 돕기 후원전, 진화랑, 서울

‘’소품전소담갤러리, 경기도

콩쥐팥쥐전’, 아미미술관, 충남

2012 뉴밀레니엄전’,갤러리 스카이연, 서울

‘ Triangle’, 팔레 드 서울 갤러리, 서울

2011 '아미 미술관 개관전', 당진 아미미술관, 충남

'Paris 80 그 이후image”', 팔레 드 서울 갤러리, 서울

2010 'PARIS80~시차전', 갤러리 케레스타, 서울

2007 김형준, 김정아 2인전 -지평선', 갤러리 크리스틴 박, 파리, 프랑스

2006 '경계선 I', 몽파르나스 미술관, 파리, 프랑스

'경계선 II', 생 루이 문화원, 바르 르 뒥, 프랑스

2005 '파리-서울전', 한국 국제 교류재단 문화센터 (구 호암갤러리), 서울

'22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 문화원, 파리, 프랑스

2004 2회 국제 현대 예술 비엔날레, 시제, 프랑스

소나무 협회전, 한국 문화원, 파리, 프랑스

'21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2003 남성 & 여성, 에스파스 트리스텅 베르나르, 파리, 프랑스

자화상, 프랑스 파리 재경경제부, 파리, 프랑스

미자뉘, 한국 문화원, 파리, 프랑스

'한국 미술인 프랑스 100년사', 갤러리 가나보부르, 파리, 프랑스

'대중을 위한 조그만 크기', 한국 문화원, 파리, 프랑스

'20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2002 소나무 작가회전, 한국 문화원, 파리, 프랑스

아침의 문, 앙리 뒤낭 적십자 병원, 파리, 프랑스

19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6Chelles시 현대미술 초대전', 쉘시 문화원, , 프랑스

2001 계절들, 에스파스 아르스날, 이씨 레 물리노, 프랑스

우리들의 흔적, 갤러리 가나보부르, 파리, 프랑스

레 브와장, 한국 문화원, 파리, 프랑스

10회 소나무 개방전, 에스파스 아르스날, 이씨 레 물리노, 프랑스

'18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2000 재불작가협회 초대전, 갤러리 에스파스 스위스, 스트라스부르그, 프랑스

'쁘와송 다브릴',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17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Anger시 초대전, 그랑 떼아트르, 앙제, 프랑스

'Angers대학 초대전', 앙제 대학 도서관, 앙제, 프랑스

1999 '16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Bonjour. Millenium’, 프레스센터전, 서울

Bonjour.Millenium, 서귀포 시립미술관, 서귀포

‘J.P.C. 33’, 갤러리 가나보부르, 파리, 프랑스

1998 '15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1996 푸른 사과전, 갤러리 에띠엔느 드 코장, 파리, 프랑스

'13회 재불 청년 작가 협회전',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1996~2005 ’재불청년작가협회회원

1999~2006 '소나무(재불)미술협회회원,

2010~현재 한불조형예술협회(.시차전)’ 회원

작품소장

국회의장 공관, 인천항만공사, 예술의 전당, 주한온두라스 대사관,

종로갤러리, 혜정박물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니키클럽(nikiclub, 일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저서

파리의 시 서울의 빛 (서강애드넷, 2015)

 

김정아 화가의 작품들(좌의 위,아래)과 작가노트중에서(사진 이지영 기자)
김정아 화가의 작품들(좌의 위,아래)과 작가노트중에서(사진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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