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의 미래는 서울에서, 예술·기술·도시가 만나다"
'제4회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내달 9일 개막 서울문화재단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내달 9일(화)~21일(일) 문화역서울284서 개최
(서울=국제뉴스) 김서중 기자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송형종)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동시대 융합예술 창작의 현주소를 제시하는 <제4회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5>를 내달 9일(화)부터 21일(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한다. 언폴드엑스는 2010년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에서 출발해 올해까지 178명의 신진예술가를 발굴·지원하며 한국 아트&테크 분야의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올해 언폴드엑스의 새로운 비전은 기술의 진보가 삶을 변화시키는 방식을 탐구하며, K-컬처의 세계적 영향력 속에서 서울이 아트&테크를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아트디렉터 최초 선임(김치앤칩스), 동아시아 예술 교류 플랫폼 발굴, 전국 10개 융합예술기관 협의체 구성, Z세대 감수성에 맞춘 홍보 전략 등을 추진한다.
언폴드엑스는 ELEKTRA(캐나다), CCBT(도쿄) 등 해외 융합예술분야 선도 기관과 다년간 교류해왔으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의 2024년 MOU체결 이후 문화역서울284를 거점으로 축제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한중일 교류프로그램을 위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과의 첫 협업이 시작됐다. 2023년부터 협업을 이어온 협동로봇 기업 유니버설로봇은 올해 융합예술 지원사업 선정 예술가 양민하를 후원하는 등 서울문화재단과 산업계의 협업도 지속되고 있다.
예술과 기술이 엮어내는 새로운 시공간으로의 초대 《Let Things Go: 관계들의 관계》
올해 언폴드엑스는 ‘사회란 다양한 행위자들의 관계망으로 이루어진다’는 관점을 페스티벌에 대입하고, 예술작품을 통한 유기적 연결과 확장되는 관계에 대해 조망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2025년 융복합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된 예술가 10명(소보람, 신교명, 최민규, 황인규, 김정환, 양민하, 우주+림희영(유병준), 이정우, 조영각, 한윤정)의 신작 중심 작품 공개 ▲공모 선정작의 신작 발표를 포함한 동시대 융합예술분야 11개국 26작품(공연 6작품 포함) 전시 ▲전시, 워크숍, 렉처 등 동아시아 3개국 한·중·일(서울, 베이징, 도쿄) 교류 프로그램 ▲강렬한 시청각적 경험을 통해 확장된 예술적 감각을 선사하는 오프닝 퍼포먼스 ▲올해 처음 기획되어 홍콩, 독일, 일본 등 4개국 예술가들이 공연을 펼치는 ‘언폴드엑스 이브닝(UnfoldXEvening)’ ▲예술가들 각자의 창작 방식을 통해 ‘함께 변형되는 과정’을 공유하는 담론의 장 ‘언폴드엑스 토크(UnfoldXTalks)’ ▲한국 아트&테크 생태계를 조망하는 융합예술 협의체 학술행사 ‘언폴드엑스 포럼(UnfoldXForum)’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기술·예술·도시의 감각이 만나는 밤, ‘언폴드엑스 이브닝(UnfoldXEvening)’
전 세계 도시들이 야간문화 활성화를 미래 경쟁력으로 삼는 가운데, 언폴드엑스는 서울의 밤을 예술로 확장하고자 야간 특별 프로그램 ‘언폴드엑스 이브닝’을 처음 선보인다. 단순한 전시 시간 연장이 아니라, 야간의 도시가 지닌 감각·리듬·사회적 에너지를 예술로 번역하는 새로운 모델을 지향한다.
내달 12일(금)부터 13일(토)까지 양일간 저녁 6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시각예술 중심의 전시를 넘어 공연·사운드·라이브 퍼포먼스까지 장르를 확장해 야간 시간대에 최적화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총 5개의 퍼포먼스와 사운드 작업이 문화역서울284 곳곳을 채우며, 기술·신체·음향이 결합된 독창적 무대가 열린다.
12일(금)에는 사운드와 기계장치가 결합된 작업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는 코드액트(Cod.Act), 실험적 보컬·AI 기반 사운드 프로젝트로 알려진 포트레이트 엑소(Portrait XO)와 스페셜 게스트 안드레아스 테그난더(Andreas Tegnander), 대만 일렉트로닉 씬에서 주목받는 무코! 무코! & 논아이(Meuko! Meuko! & NONEYE)의 무대가 이어진다. 13일(토)에는 시각·청각적 지각을 새롭게 조율하는 협업 프로젝트 윤연준×고휘(YeonJoon Yoon × Kohui), 그리고 국내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노이즈·익스페리멘탈 사운드 기반의 일본 아티스트 고트(goat)의 한국 초연이 펼쳐진다.
언폴드엑스를 대표하는 네 작품 소개
▲인간존재의 일시성을 예측 불가한 AI영상으로 시각화 <더즈 잇 스틸 매터Does It Still Matter>
페스티벌의 개막 퍼포먼스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뮤텍(MUTEK) 등 세계적 페스티벌에서 공연해온 스위스/프랑스 출신 작곡가이자 사운드아티스트 ‘노에미 뷔히(Noémi Büchi)’의 <더즈 잇 스틸 매터 Does It Still Matter>가 한국에서 처음 소개된다. 노에미는 물질세계의 덧없음과 인간신체의 물질성을 성찰하는 강렬한 몰입형 오디오 비주얼 쇼를 보여준다. 작가는 유동적이고 비물질적으로 변해가는 오늘날의 세계에 대해 질문하며, 관람객이 환경 재난과 전 지구적 위기를 배경으로 존재의 덧없음과 내면 성찰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서울역에 테크노 몬스터가 나타났다! 스위스 형제 작가 ‘코드액트(Cod.Act)’의 <파이톤(πTon)>
스위스 예술가 코드액트(Cod.Act)의 대표작 <파이톤(πTon)>은 긴 금속 몸체가 몸을 비틀고 흔들며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계 생명체’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여러 개의 금속 관절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알고리즘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리듬으로 움직이며, 그 동작 자체가 하나의 음향과 퍼포먼스로 확장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금속 구조물이 갑자기 숨 쉬듯 움직이며 낮은 울림과 진동을 만들어내고, 관람객은 이 파동이 공기와 바닥을 타고 몸에 스며드는 감각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 관람객은 기계가 마치 “살아 있는 어떤 존재”처럼 느껴지는 특별한 순간을 마주하게 되며, 인간·기계·자연의 경계가 흐려지는 독특한 몰입을 체험한다. 내달 9일 개막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전시기간 중 총 5회(회차당 30분)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서울역에 들어서자마자 전세계 8,800개 춤을 만난다...아누크 크라이토프의 <전 지구의 언어>
‘아누크 크라이토프(Anouk Kruithof)’의 〈전 지구의 언어〉는 전 세계 196개국에서 52명의 연구원이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수집한 1,000종의 스타일, 8,800개의 춤 영상을 바탕으로 만든 대규모 영상 설치작품이다. 여덟 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이 작업은 보그, 포트나이트 춤, 플래시몹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몸짓을 재배열한다. 작품은 반복되는 움직임의 흐름 속에서 국적과 문화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다. 춤을 통해 인간의 취약성을 공유하고, 정체성이 새롭게 확장되는 포용적 세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근대기 역사의 검열 vs. AI를 통한 인식의 편향과 기술적 검열: 이정우의 <쓰여진 영화, 쓰여질 역사>(2025)
영화미술 디자이너 출신 예술가 이정우는 기술의 편향성, 왜곡, 검열 등 사회시스템의 작동과 오작동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탐구해왔다. 그는 해방 직후 제작된 독립영화 <자유만세>(1946)에서 주요 배우와 감독의 월북으로 인해 검열 삭제되어 유실된 서사를 AI로 새로 쓰며 복원했다. 기술이 역사와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시청각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관람객에게 역사 인식의 특이점과 편향, 기술적 검열 문제를 질문한다.
아시아 3국이 만든 미래예술 네트워크, ‘한·중·일 프로그램’
서울문화재단은 일본 도쿄도역사문화재단, 중국 중앙미술학원과 함께 ‘한·중·일 프로젝트’를 추진해 아시아 아트&테크 협력 네트워크를 본격 확장한다. KOFICE와 공동주관하고 한중일 문화교류의 해를 맞이해 진행하는 이번 한·중·일 프로그램은 유럽·북미 중심의 흐름에서 벗어나, 첨단기술과 도시문화를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창작 역량을 국제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2025년 언폴드엑스에서는 세 국가의 대표 융합예술 기관이 참여해 ‘도시’를 주제로 한 공동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한국의 룹앤테일(Loopntale), 중국의 치우 위(Qiu Yu), 일본의 사이드 코어(SIDE CORE)가 워크숍, 렉처, 퍼포먼스 등을 통해 첨단예술의 다양한 지형을 소개한다.
룹앤테일은 게임 플레이를 기반으로 도시 괴담을 재구성하는 모듈 창작 워크숍을 진행하며, 동시대 사회의 억압과 기억을 서사적 실험으로 탐색한다. 치우 위는 키네틱 구조와 3D 프린팅, 광물 소재를 결합해 신체 감각의 뒤얽힘을 시각화한 설치 작업을 통해 기계와 유기체가 교차하는 새로운 감각 생태계를 제안한다. 사이드 코어는 도쿄 지하공간을 3D 스캔과 스케이트 보더의 움직임으로 재해석한 ‘도시 걷기: 지하 ver.’을 선보여 새로운 도시 행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과정 공유 중심의 관계적 예술 담론의 장, ‘언폴드엑스 토크(UnfoldXTalks)’
‘언폴드엑스 토크’에서는 예술가들이 각자의 창작 방식을 통해 함께 변형되는 과정을 공유한다. 노라 오 머큐(Nora O’ Murchú)의 기조발제 ‘조건으로서의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스카웨나디(Skawennati), 이정우, 드리즈 더포르터(Dries Depoorter), 페이 준(Fei Jun), 한윤정 5명의 예술가가 ‘완성된 결과가 아닌 생성의 과정’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본인의 작품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융합예술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담론의 장, ‘언폴드엑스 포럼(UnfoldXForum)’
한국 아트&테크 생태계의 현장 담론을 논의하는 학술행사인 ‘언폴드엑스 포럼’은 국내 한국 융합예술 협의체 8개 기관이 모여 2010년 이후 예술-기술 분야 지원기관, 미술관, 민간 영역 세 분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 융합예술 협의체는 한국 융합예술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결성된 협력 네트워크로, 민관을 아우르는 융합예술 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 기관이 교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국내 10개 기관(서울문화재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국립현대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코리아랩, 백남준아트센터, 아트센터나비, 현대자동차·기아 제로원, WeSA)등이 함께 한다.
유원준 영남대학교 교수의 기조발제 ‘2010년 이후 한국 아트&테크 영역의 전개와 전망’을 시작으로 ‘세션1. 정부의 지원과 공공확산’, ‘세션2. 새로운 예술을 통찰하는 미술관’, ‘세션3. 비즈니스 모델로서 예술, 민간이 이끄는 생태계’로 구성된다.
관계의 리듬을 스크린으로 확장하는 ‘언폴드엑스 시네마(UnfoldX Cinema)’
‘언폴드엑스 시네마(UnfoldX Cinema)’에서는 동시대 아트&테크 분야의 시간 기반 영상 작업을 단일 상영 프로그램으로 소개한다. 시네마 프로그램은 약 10편으로 구성되며, 케이티 패터슨&마인드 더 필름의 《Future Library: A Century Unfolds》(소설가 한강 참여), 2025 프릭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골든 니카 수상작 파울라 가에타노 아디의 《Guanaquerx》, 2024년 모리미술관 전시작 사토 료타로의 《Outlet》,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 작가 김아영의 《Porosity Valley, Portable Holes》 등 주요 작품을 포함한다. 본 프로그램은 작품을 통해 확장되는 관계망의 감각을 스크린 위에서 경험하도록 구성했으며, 내달 16일(화)부터 21일(일)까지 매일 상영된다.
서울문화재단 송형종 대표이사는 “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는 지난 15년간 아트&테크 분야에서 서울의 미래적 정체성을 구축해왔다”라며, “올해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글로벌 협력과 동아시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Z세대 감수성까지 포괄하는 혁신적 예술 생태계로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제4회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5>는 내달 9일(화)부터 휴관 없이 13일간 계속된다. 첫 날인 9일(화) 오후 4시 문화역서울284 대합실에서 열리는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전시는 기간 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언폴드엑스 이브닝’이 열리는 내달 12일(금)~13일(토)는 밤 9시 30분까지 공연이 이어진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언폴드엑스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