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 고의숙
올바른 인성,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미래교육’
제주도교육청 현관에 붙어 있는 교육지표가 새삼스럽게 눈에 새겨진다. 2022년 7월1일 이후 제주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위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미래교육을 위해 전력을 다해왔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들은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의 학교 안전사고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학교안전중앙공제회가 발표한 ‘2024년 학생 안전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학생 100명당 안전사고 발생 건수가 제주는 5.16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 3.73건보다 훨씬 높은 통계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가장 안전하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학교, 통계상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지 않은 제주교육이 되고 말았다.
2025년은 학교폭력으로 최근 5년간 중 최대로 많은 학생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월16일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피해 응답률은 3.1%로 나타났다. 2021년 1차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 2.1%, 2022년 2.6%, 2023년 2.9%, 2024년 2.8%이었으며 올해 피해 응답 비율은 2024년 1차 조사 때보다 119명이나 응답 인원이 많았다. 올바른 인성을 강조한 교육정책은 구호만 있고 실제 현실에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학교는 불안한 상황이 되었다.
자살을 시도하는 학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여러 이유로 극단적으로 자살 시도를 한 학생 비율은 2022년에 비해 2023년부터 3배 이상 늘었으며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3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증가율은 교육행정의 안일함과 무능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이들이 목숨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가?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그 어느 정책보다 집중해서 학교와 아이들을 지원해야 함에도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학교를 외면하지 않고서야 3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통계를 어찌 이해할 수 있는가?
제주도교육청이 15년간 유지해온 청렴도 1,2등급은 2024년 3등급으로 하락했다. 두고 두고 아쉽고 안타까운 사실이다. 그동안 청렴한 제주교육행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온 선배들의 노력에 고개가 떨구어질 따름이다. 제주교육의 자긍심 하락이며 신뢰받던 교육행정의 추락이다.
각종 지표는 안전하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제주교육의 현실을 심각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도교육청은 연속 2년간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밀어부쳤던 AI교과서 정책, 늘봄학교 정책을 타 시·도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행한 결과이다. 국가정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정무부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온 행정력을 동원하며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나 아직도 임명하지 않는 상황은 지금의 여러 지표와 오버랩되면서 제주교육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정부를 더 열심히 바라보느라 학교를 지원하는 것을 소홀히 했거나, 당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나 실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
교육청 본연의 역할에 소홀한 교육정책이 지표로서 우리에게 심각하게 묻는다.
제주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보다 학교는 안전해야 하고 그 속에 아이들은 행복하게 성장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에 교육행정은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시급히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