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인터뷰]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 "'유지' 아닌 '변화' 선택"

정책의 과감함과 실행, 그리고 소통을 통해 지방국립대의 새로운 롤모델 제시

2025-06-18     구정욱 기자
권진회 총장 사진/경상국립대

(진주=국제뉴스) 구정욱 기자 = 위기 속에 취임한 지 1년, 경상국립대학교 제12대 권진회 총장은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단순한 ‘유지’가 아닌 ‘변화’를 택했다고 밝혔다.

정책의 과감함과 실행력, 그리고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대학 운영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권진회 총장은 지방국립대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국제뉴스’는 18일 권 총장을 만나 힘차게 달려온 지난 1년 성과와 함께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취임 1주년을 축하한다. 지난 1년을 간단히 요약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꾼 1년’이라고 말하고 싶다. 취임 직후 대학은 여러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등록금 동결 17년, 학생 충원율 하락, 의정(醫政) 사태로 인한 대학회계 재정 부족까지 총체적인 위기였다. 하지만 저는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 구성원들과 함께 전략을 수립하고, 그 결과 국책사업 유치, 연구 역량 강화, 학생 지원 확대 등 곳곳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

-글로컬대학사업과 라이즈(RISE)사업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지난해 가을,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부진하다는 이유로 교육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 심기일전했고, 우주항공대학(CSA) 및 GADIST 설립, 서울대와 공동교육과정 운영, 프랑스 그랑제콜 모델 도입, 세계 유수 대학들과의 복수학위제 등 많은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10개월 만에 교육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라이즈사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경상남도로부터 206억 원을 지원받아 지역 정주형 인재를 키우고, 산업과 연계한 연구를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경상국립대가 경남 고등교육의 맏형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권진회 총장 사진/경상국립대

-BK21 사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간략히 설명한다면?

▶대학의 연구력을 나타내는 중요지표 중 하나인 BK21에서 3개 사업단이 추가로 선정됐다. 경상국립대학교는 4단계 BK21 사업에서 11개 사업단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특히 BK21 사업 추가 선정은 대학 통합의 시너지 효과이자 우리 대학의 우주항공 특성화 전략이 옳았다는 증거다. 또한 한국연구재단 혁신인재양성사업에서도 국가거점국립대 포함 13개 대학 중 3위를 차지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학교 전체에 퍼지고 있다.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나?

▶저는 올해 1월 시무식에서 “연구하는 교수가 인정받는 대학이 돼야 한다. 변화 없이는 소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학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교원의 연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연구하는 교수님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연구 성과에 대한 사전 예고제, 인센티브 상향, 승진 기준 강화를 추진했다. 연구의 결과는 최소 2년 이상의 시차를 가지고 나타난다. 인내하며 노력한다면 2027학년도부터는 우리 대학교의 연구실적은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

-‘학생 행복대학’을 강조했다. 실제 변화는 어떤 것이 있었나?

▶학생이 행복해야 대학이 존재할 이유가 있다. 가장 시급했던 것이 진로·취업 지원 체계 강화였다. 도서관에 상시 취업 상담 부스를 설치하고, 학과별로 3학년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했다. 고용노동부의 10억 원 규모 취업 사업도 유치했고, R&D 근로장학생 제도도 대폭 확대했다. 더불어 교양학관 리모델링, 쾌적한 휴게 공간 조성 등 생활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했다.

권진회 총장 사진/경상국립대

-지방대학의 국제화는 쉽지 않은 과제다. 어떤 접근을 하고 있나?

▶우리는 도전한다. 2026학년도부터 외국인 전용 글로벌자율전공학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국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에 100명으로 시작해 2028년에는 500명으로 확대할 것이다. 1년 앞서 인력과 제도를 준비하고 있으며, 장학금, 생활관, 특별프로그램도 함께 설계 중이다. 외국인 학생들과 우리 학생들이 함께 캠퍼스를 생활하면서 다문화 감수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도록 만들겠다.

-지역 사회와의 협력도 강조해 왔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우리 대학은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저는 취임 직후부터 주말 주차장 전면 무료 개방, 주중 무료 주차장 환경 개선, 가좌캠퍼스 대운동장 야간 조명등 설치, 캠퍼스 주변 녹지경관 개선 등 다양한 지역 친화 정책을 펼쳤다. 대학은 울타리 안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숨 쉬는 공간이어야 한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다짐을 밝혀달라.

▶우리의 무대는 한국이 아닌 세계이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고 고지는 높다. AI 기반 연구 및 행정지원 시스템 도입, 재학생 충원율 개선, 칠암캠퍼스 산학협력 허브화, 캠퍼스 환경 개선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단합과 협력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해냈고,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글로컬대학사업과 라이즈사업을 양 날개로 삼아 세계 100위권 대학을 향해 함께 비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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