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섭 서산시장, '뉴욕 하이라인' 품고 귀국..."서산을 바꿀 숙제 한가득"
5박 7일간의 미국 출장... '도시재생'과 '문화' 화두로 선진사례 톺아보기
(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이완섭 충남 서산시장이 5박 7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17일 "켄터키주 소도시 엘리자베스타운과의 우호교류 의향서 교환이라는 외교적 성과도 있었지만, 그의 시선은 시카고의 문화 정책과 뉴욕의 도시재생 성공 신화에 더 깊이 머문 듯하다"면서 "폐철로를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시킨 뉴욕 하이라인파크의 성공 사례를 서산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이 시장은 이제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문화도시' 시카고에서 '시민참여'를 보다
이번 출장의 핵심 키워드는 '문화'와 '도시재생'이었다. 이 시장의 여정은 '문화도시' 시카고에서 시작됐다. 그는 9일 시카고 미술관과 밀레니엄 파크를 둘러보며 현재 서산시가 추진 중인 문화예술타운과 초록광장 사업의 '디테일'을 고민했다.
단순한 시설 관람에 그치지 않았다. 이튿날인 10일에는 연간 1천 개 이상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카고 문화특별행사국을 찾았다. 이곳에서 이 시장은 시민들의 문화예술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고,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파고들었다. 이는 서산의 문화 정책이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시민의 삶 속에 녹아드는 '생활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고민의 흔적을 보여준다. '공급자'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이 주도하고 즐기는 문화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뉴욕의 심장부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를 그리다
출장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뉴욕 방문이었다. 이 시장은 13일, 세계적인 도시계획의 산실로 꼽히는 뉴욕시청 도시계획국을 방문했다. 40년 경력의 베테랑 도시계획 담당자와 마주 앉아 성장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형평성'을 아우르는 뉴욕의 도시계획 철학을 논의했다.
특히 그의 발길을 사로잡은 곳은 '도시재생의 교과서'로 불리는 하이라인파크였다. 흉물스럽게 버려졌던 고가 철도를 시민들을 위한 녹지이자 예술 공간, 그리고 활기 넘치는 상업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현장이다. 이 시장은 이곳에서 디자인과 역사, 자연과 시민 참여가 어우러져 도시의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를 직접 확인했다.
서산에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그대로 이식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낡고 버려진 공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발상의 전환'은 서산시가 추진할 도시재생 사업에 중요한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면 철거'와 '재개발'이라는 낡은 공식을 넘어, 서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시민 편의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도시공간 창출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엘리자베스타운과의 약속... 이제는 '내실'을 채울 때
물론 외교적 성과도 있었다. 현지 시각 11일, 켄터키주 엘리자베스타운시와 우호교류 의향서를 교환하며 행정·경제·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어진 12일에는 루이빌 아시아연구소 크레인하우스를 방문해 청소년 문화교류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제 형식적인 교류를 넘어 두 도시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채워나가는 것이 다음 과제다.
이완섭 시장은 "짧지만 깊이 있는 여정이었다"라며 "직접 보고 느낀 점을 시책에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고 시민 편의를 향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다짐처럼 이번 출장이 단순한 '선진지 견학'을 넘어, '살기 좋은 서산'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23만 서산시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 시장의 책상 위에 놓인 '미국 출장 보고서'가 앞으로 서산시의 정책 지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