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름다운 퇴장' 준비하는 이영춘 제24대 진주상공회의소 회장
능력과 인품 ‘역대 최고’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임 실천으로 “지역사회 존경 한몸에” LH 해체사태・남부내륙철도・우주항공청 등 굵직굵직한 현안서 지역경제인 목소리 대변
(진주=국제뉴스) 구정욱 기자 = 진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전국 각처 상공회의소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중으로 만료된다. 경남의 경우 9개 상공회의소 가운데 5곳은 회장 연임제한으로, 또 진주와 사천 등은 현 회장이 3년 단임을 선언함으로써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
이들 중 기업가정신의 수도, 진주시 경제인들의 맏형격인 진주상공회의소 제24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영춘 회장의 능력과 인품이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임기 3년 동안 그가 이뤄낸 탁월한 업적에서 볼 수 있듯 ‘역대 최고의 회장’이라는 지역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연임 도전이 아닌 평소 소신에 따른 단임 실천으로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이에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는 이영춘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세월의 흔적을 하나씩 살펴봄으로써 진주상의의 역사를 기록함과 동시에 앞으로 중책을 맏게 될 회장들의 ‘타산지석’으로 삼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다음은 이영춘 진주상공회의소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진주상공회의소 회장 임기가 오는 3월로써 종료한다. 소회를 밝혀달라.
▶능력은 미천하지만 상공회의소에 들어올 때 나름 각오가 있었다. 선대 회장님들의 업적에 좀 더 보태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우리 상의가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직책을 탐하거나 자리에 연연해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서 들어왔다. 그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각오도 취임사에서 밝혔고, 제가 추구했던 성과들이 거의 초과 달성되거나 100% 달성됐다. 또한 시스템을 구축해 누가 오더라도 맡은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구조화 체계화했다.
-기억에 남는 대표적 성과물에 대해 설명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가
▶단임으로 주어진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자고 생각했다. 그 성과 중에 첫 번째가 직원들에게 ‘우리 회원사가 500개 남짓한데 볼륨을 키워보자, 회원사를 100개 정도 늘려보자’ 그렇게 추진해 1년 가까이 지나자 100개 가까이 달성했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목표를 상향 수정해 보라’고 하자 ‘회장님 임기 동안 150개를 채워보겠다’고 했고 지금까지 146개가 달성됐다. 두 번째로는 진주상의가 역사와 규모에 비해 너무 예산이나 이런 점이 미약해 경남도와 진주시에 예산 증액을 요청해서 한 6억 정도 늘렸다. 기존 35억 예산을 40억으로 증가시킨 것이다. 회원사를 늘리다 보니까 회비도 1억 원 이상 늘어나는 등 상의의 볼륨도 함께 커졌다.
-명확한 의사전달 만큼이나 소통에 능하고, 사회공헌도 눈에 띈다. 설명해 달라.
▶진주시 등 유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에 힘썼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주상의의 애로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기업활동을 통해 얻어낸 이익을 지역사회에 다시 돌려주는 ESG경영에 노력했고, 교육도 시켰다. 임기 첫해부터 기부 챌린지를 통해 3년 동안 5억 가까이 기부를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억 520만 원을 기부하게 됐다. 또 상공회의소법이라는 상위법으로 인해 운신의 폭이 있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규정 등을 정리해 리뉴얼했고, 정기총회 등을 통해서 적극 개선에 나섰다.
-평소 현장 중심의 경영이 상공회의소에도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임기 중 사회적 이슈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에 대한 입장은?
▶상공회의소 직원들에게 ‘기업 위주의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직접 나가서 살펴보게 했다. 예컨대 마스크나 진단키트를 준비해 와서 가져가라는 통보가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전달하는 식으로 상의가 회원사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언론에 많이 노출됐던 것 같다. 특히 LH 해체사태・남부내륙철도・우주항공청 등 이런 굵직굵직한 문제가 우리 경제인들의 일이기도 하고 지역사회의 일이기도 해서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옮겼다. 국회나 세종시 등에 머리띠를 하고 뛰어다니던 모습이 결국 지역발전을 위한 상공회의소 수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책무였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연임에 대한 요청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과 상공회의소 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견해는?
▶저는 저 자신과의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역사회의 공헌과 함께 가정의 소중함을 알기에 연임에 대한 생각보다 능력있는 새 후임자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리고 선거보다는 합의에 의한 추대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가 선거를 치르다 보니 후보자에 따라 편이 나눠지는 모습이었고, 이후 분열된 구도를 바로잡기 위해 저의 포부를 이야기하고 상의 경영 운영방침을 설명하는 등 별도의 노력이 필요했다. 혹자들은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좁은 지역에서 선거의 후유증과 폐해도 적지 않기에 140년 역사의 진주상의에 흠결이 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창원상의가 선거 직전까지 갔다가 추대위원회가 만들어져 합의추대 됐듯이 진주상의도 그렇게 가는 것이 반목과 분열을 막는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아닌가 한다. 이를 통해 전임과 후임 회장 간의 불소통을 막고 조화롭게 인수인계하는 모습이 이뤄져 아름다운 퇴장과 아름다운 등장이 있는, 이취임식이 있는 상의로 만들어야 한다.
-혹시 정치 도전에 대한 생각이 있는가, 그리고 후임 회장에게 전임자로서의 조언을 남긴다면?
▶전혀 생각이 없다.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에는 결코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진주상공회의소 회장의 자리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하는 자리다. 봉사는 마음을 비워야 하고, 나 자신을 위한 봉사여서는 안된다. 내 이익을 쫓아가면 반드시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다. 그리고 자기 사업을 챙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덧붙여 회장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면 직원들이 믿고 따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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