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헤드록' 걸어 숨지게한 美해병대원, 과실치사로 기소

2023-05-12     이기철 기자
2023년 5월 11일 시민들이 열흘 전 지하철에서 백인 승객에 의해 질식사한 흑인 조던 닐리를 위해 뉴욕시청공원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AFP통신

(미국=국제뉴스) 이기철 기자 = 뉴욕 지하철에서 노숙자를 질식시켜 사망하게 한  20대 전 미 해병대원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앨빈 브래그 뉴욕주 맨해튼 지방검사의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다니엘 페니(24)가 2급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될 것"이라며 페니가 12일 기소에 답변하기 위해 주 법원에 출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 흉내내는 인물로 유명했던 노숙자 조던 닐리(30)의 죽음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상황이 영상에 포착돼 활동가들과 좌파 성향 국회의원들의 분노를 샀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체포해야 한다는 시위가 이어졌다.

사진제공/AFP통신

공개된 영상에서는 닐리가 지하철 바닥에서 페니에 제압당해 목이 졸리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목격자들은 닐리가 지하철에서 난폭하게 행동하고 승객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달라고 소리를 지르자 페니가 닐리를 제지했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 사건은 뉴욕에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노숙자 문제와 지하철 내 치안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또한 닐리의 사망 원인이 질식사라는 검시 결과가 나왔음에도 가해자가 풀려난 것을 두고 인종차별적 대처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가족과 친구들은 페니가 정신병을 앓은 전력이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약 9백만 명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 뉴욕에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자들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닐리는 수십 번 체포된 적이 있고, 그의 어머니는 그가 10대였을 때 살해당했다.

활동가들은 도시가 닐리를 "망쳤다"고 지적했으며, 뉴욕의 좌파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는 닐리가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페니가 개입한 것에 대해 칭찬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행동이 과잉대응이었다고 비판했다.

뉴욕시의 검시관은 닐리의 사인을 목졸림에 의한 과실치사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