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최고의 주부 합창단, 센텀 합창단

2015-05-21     김봉석 기자
▲ 부산 센텀합창단

(서울=국제뉴스) 김봉석 기자 =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센텀파크 주민센터에서는 주부들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바로 부산의 최고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정평이 나 있는 센텀 합창단의 소리이다.

30대부터 60대 주부들로 이루어진 센텀합창단이 창단 된 것은 벌써 횟수로 9년 전 일이다. 그 사이 매년 10월 말에 있는 부산합창제에 꾸준히 참여 해 왔다.

8년간 총무로 일해 오다 올해 센텀합창단의 3대 단장으로 취임한 이명숙 단장은 센텀합창단의 초기 멤버이자 9년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 온 터주대감이다.

"합창을 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 지고, 밖에서 어려웠던 일로 인해 어지러워진 마음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렇게 새롭게 충전하고 다시 일주일을 살고 하는 거죠."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무려 8년 동안 두 번밖에 결석하지 않았을 정도로 늘 그 자리를 지켜온 성실함의 대가였다.

하지만 그녀도 처음에는 악보도 제대로 못 봤었다고 하며 합창은 전공자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소리에 의지해 조금만 연습을 하면 모두가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센텀합창단의 유일한 청일점, 지휘자 이칠성

초창기 때 부터 9년간 센텀합창단을 이끌어 온 큰 동력에는 이칠성 지휘자를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를 졸업 하여 이태리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거쳐 이태리 손드리오 오페라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그 후 오스트리아 짤츠부르그 여름아카데미를 수료, 이태리 엔리소 카루소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처음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이태리 베니아미노 질리 국제 콩쿠르에서 3위를 입상하였고, 국제 콩쿠르에서도 7회를 입상하였으며 현재는 동의대학교에 출강하며, 센텀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다.

처음에는 센텀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주부들만 모여 시작했지만 이제 센텀합창단은 부산 전역에 소문이 나서 다른 구에서도 주부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또 그런 것이 힘이 되고 동력이 되어 지금까지 지휘를 계속 이어 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칠성 지휘자는 이 일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와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았다.

지역의 성장은 시민들 개개인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센텀합창단은 10월에 있는 합창제 외에 다른 합창 봉사 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소양 보육원 기금마련 콘서트, 해운대 백병원의 '찾아가는 음악회' 연주 봉사, 2014년 마루국제음악제, 프린지 콘서트 연주회 등 많은 곳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며 2013년 11월에는 '오륙도 문화 예술 축제' 합창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돈으로 돌아가는 경제 구도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채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관 중심의 전시행정과 같은 개발만을 계속 한다면 결국 그 지역의 진짜 발전과 성장은 기대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부산 문화재단이 좀 더 세분화된 업무처리로 아마추어 시민단체들을 돌아보고 지원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역의 성장은 그 지역에 사는 시민들 각 개인의 생활과 삶의 질이 높아 질 때 비로소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꼭 돈이 많아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자신을 돌아보게 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자발적인 시민단체들이 활성화 되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도시의 환경과 여건들이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기 침체와 불황으로 자기 자신마저 잊고 늘 가사를 걱정하며 살아 갈 수밖에 없는 팍팍한 주부들의 삶에 비상구가 되어주는 센텀합창단처럼 말이다.

현실에만 굳어 있지 않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찾아 노래로 화음으로 합창을 만들어 내는 센텀합창단 주부님들과 이명숙 단장님, 이칠성 지휘자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