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특집)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전남의 작은학교를 살리다”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으로 ‘날개’를 달다 서울교육청과 협약 체결 … 서울학생 오는 3월 전남에 유학

2021-01-05     김성산 기자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전남=국제뉴스) 김성산 기자 = 강진옴천초등학교는 옴냇골산촌유학센터 운영을 통해 폐교 위기를 딛고, 당당하게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옴냇골산촌유학센터에는 전국에서 온 13명의 유학생이 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마을 주변 숲을 찾아 산열매 줍기, 봄나물 캐기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용 교장은 “도시에서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을 앓던 학생이 깨끗한 자연과 함께 있다 보니 건강해지고,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 한천초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교육 활동을 중단 없이 진행하고 있다. 학급당 평균 5명 규모인 한천초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 등교 수업 병행 기간에도 전교생이 매일 등교했다.

수업도 ‘과외’ 수준의 학생별 1 대 1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4학년 한 학생은 “도시의 큰 학교들은 학교를 매일 나가지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날마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니 좋다.”고 말했다.

위의 두 사례는 학교가 농산어촌에 있고, 학생 수가 적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인구절벽의 시대, 학생 수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의 농산어촌 작은 학교들이 어떻게 미래를 개척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이처럼 농산어촌에 있는 전남의 소규모학교들이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가 자연 속에 있어 감염병 예방에 유리하고,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도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자연 속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효과적인 인성교육을 할 수 있고, 개별 맞춤형 교육도 한결 용이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등교인원 제한 상황에서도 전남의 농산어촌 작은 학교들은 매일 등교할 수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유·초·중 등교인원이 3분의 1, 또는 3분의 2로 제한된 가운데도 전남 학교의 90% 이상은 전체 등교수업으로 학사운영을 했다. 방역에 유리한 청정자연환경과 적은 학생 수 덕분이다.

전남 초등학교 등교일수 서울의 5배

전남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이와 같은 등교수업 이점은 교육부의 공식 집계에서도 확인됐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 코로나19 위기 속 초등학생 등교일수를 조사한 결과 전남이 59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서울(11일) 인천(16일), 경기(17일) 등 수도권에 비해 4~5배 가량 많은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전남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경쟁력을 확인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조사 결과이다.

전남 전체 학교 877교 중에서 75%가 넘는 660교가 농산어촌에 소재하고 있고, 43%인 380교가 학생 수 60명 이하 작은 학교라는 점에서 전남교육의 이와 같은 장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농산어촌유학’이란 전남 외 지역, 특히 도시 지역 학생들이 교육활동과 농산어촌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6개월 이상 농산어촌 학교에 전학하는 개념이다.

도시 지역 초 · 중학교 학생이 대상이며, 농가에서 거주하는 ‘홈스테이형’, 가족 전부 또는 일부가 이주해 마을에서 생활하는 ‘가족체류형’, 학생이 별도 공간에서 기거하는 ‘센터형’ 등으로 운영된다.

현재도 곡성과 구례, 화순, 장흥, 강진, 완도 등지에서 농림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개별적인 농촌유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 정도로는 작은 학교도 살리고, 유학생들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해주기에 미흡하다고 보고 교육청 차원의 교류 사업으로 확대해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다.

작은학교 살리고, 생태환경 교육도 하고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과 ‘농촌유학프로그램’을 지난해 12월 업무협약을 체결 했다. 이어 서울에서 두 교육청이 공동으로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유학 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다.

서울교육청은 유학생을 모집하고, 전남교육청은 도내 참여 희망 학교와 농가를 파악하는 등 본격 유학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현재까지 순천, 담양, 곡성, 화순, 강진 등 14개 시·군에서 50여 학교가 유학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과의 유학프로그램 추진 성과를 바탕으로 타 교육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도시 학생들이 전남의 농산어촌에 유학 오면, 생태친화적 교육환경을 제공해 전인적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농산어촌 삶을 체험함으로써 서로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자주적 생활 능력을 길러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이 함양될 것이란 기대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한 농촌경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해 성큼 다가선 미래사회는 창의·융합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그것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접하고 맘껏 뛰어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농촌유학프로그램이 도시의 아이들을 미래인재로 키워내는 데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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