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바람직한 인성교육, 생산적 논의 필요.

2014-09-22     김장용 전 전남교총 회장

▲ 김장용 전 전남교총 회장
(광주=국제뉴스) 김장용 전 전남교총 회장 = 지난 9월초, 그날은 유별난 날 이었다. 출발점에서 종착점까지의 1시간여의 시내버스에서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 보면서 우리사회의 공중도덕과 기초질서 그리고 인성교육의 종합 판 을 본 기분이었다. 

출발해서 두어 정거장쯤에서, 두 명의 중학생이 떠들면서 승차한다. 앞자리 경로석이 비었다. 경로석 자리에 돌아볼 틈도 없이 의기양양하게 "노약자는 강자다"라고 하면서 경로석에 앉는다. 바로 내 앞자리이기에 어느 학교 학생인가를 부드럽게 물었다.

처음엔 대답을 하지 않는다. 왜? 뭇느냐의 표정이다. 부드러운 감정으로 구겨진 모습을 칭찬으로 바꾸었더니 이 고장 명문학교 학생들이다. 학교에서 "노약자는 강자다"라고 가르치느냐고 했더니 대답도 없이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모 대학 앞에서 캠퍼스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승차한다. 그들은 어제 밤에 친구와 술 마시며 보낸 이야기들을 뒤 자석의 승객까지도 알아들을 수 있게 떠들어댄다,

참다 참다 맞아죽을 각오로 "대학생 인듯한데 차내에서 큰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그대들의 인권이고 자유이다. 그러나 여기 동승한 모든 승객도 타인의 큰소리 대화를 듣지 않고 승차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다. 대학생은 앞으로 이사회의 지도자이다. 지도자는 남을 배려 할 줄 알아야한다. 삼가 했으면 한다"라고 했더니. 기꺼이 수용하면서 오히려 잘못을 지적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하고 공손히 받아드린다.

종점이 가까이 온 시점에서 뒤쪽자리 할머니에게 전화가 온듯하다. 차내가 떠나갈듯이 "나 지금 친구들하고 놀러 나가고 있으니 점심때 라면사다가 끌어 먹고, 집 잘보고 있으라고 큰소리로 영감에게 명령 한다"

한 시간 내에 일어난 우리사회의 기초질서의식의 한 단면을 보는듯하다. 필자가 몇 년 전에 읽은 일본인 '이케하라마모루'는 죽을 각오을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이란 책에 '질서의식 불감증인 한국인'의 부끄러운 모습을 이렇게 묘사해 놓고 있다.

첫째 외국의 골프장에서 심하게 떠들고 도박 골프하는 예절 없는 사람, 둘째 비행기 착륙 전에 일어서서 우왕좌왕 하며 짐 챙기는 사람, 셋째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은 곳에 들어가 의기양양 하게 사진촬영 하는 사람, 넷째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사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우리국민들의 인성과 질서의식을 적절히 지적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처럼 망가진 우리들의 질서 의식과 바람직한 인성 교육에 대해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한 여러 사건들을 계기로 학생들의 인성문제에 대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인성교육 방법의 개선과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폭력 외에도 최근 우리 사회에는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사회의 추락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다운 사람의 마음 밭을 일구는 농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물질적 풍요만을 구가하느라 버려두었던 바람직한 인성과 문화를 다시금 우리의 교육에 접목시켜야 한다.

요즘 중고등학교 모습을 보면 온통 성적과 입시뿐입니다.  때문에 학교에만 전적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의 책임을 떠맡기고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학교를 중심으로 가정과 사회가 함께 참여하고, 노력해야 한다.

교과중심의 방과 후 학습운영보다는 교육봉사 재능기부를 받아 인성교육, 효 교육, 공중도덕, 기초질서, 준법정신, 타인배려, 등 인성교육에 대한 매뉴얼을 개발하여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재능기부 교육봉사자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의 경험, 가치관 등을 학생과 같이 공유하면서 학교, 가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큰 틀의 인성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