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드 와이팅과 올리비아 핫세. 사진제공/AFP통신
레오나드 와이팅과 올리비아 핫세. 사진제공/AFP통신

(미국=국제뉴스) 이기철 기자 =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남녀 주연 배우들이 성추행 및 아동착취를 당했다며 영화사 파라마운드 픽쳐스를 상대로 5억 달러(6,357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8년 개봉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이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 줄리엣의 역을 맡은 올리비아 핫세는 당시 15세였고, 남자 주인공인 로미오 역을 맡은 레오나드 와이팅은 16세였다.

현재 70대인 이 배우들은 그들의 엉덩이와 가슴이 드러난 베드신이 파라마운드 픽처스의 성 착취에 해당하며 청소년의 나체 사진을 유포한 것에 대해 유죄 혐의가 있다며 지난주 산타 모니카 고등법원에 소송을 냈다.

두 배우는 고소장에서 "제피렐리 감독(2019년 사망)이 이 장면 없이는 영화가 망한다며 나체 장면을 촬영하게끔 설득했고 살색 속옷을 입어 실제로는 누드 장면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하지만 감독은 거짓말을 했고, 아이들 몰래 비밀스럽게 누드 장면을 촬영한 것은 이익을 위해 미성년자 성추행과 착취를 규제하는 주법과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소 내용에 따르면 핫세와 위팅은 영화 개봉 후 55년간 정신적인 고통과 정서적인 고통으로 수억 달러 손해를 봤으며, 이에 따라 성공을 거두는 데 한계가 있었다. 두 배우는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남녀 신인상을 수상했다.

두 배우의 변호사인 솔로몬 그리슨은 AFP 통신에 "영화 개봉 후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그 이후에 다시 개봉되는 등 고통이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미성년자 성 착취는 매우 나쁘며 절대로 관용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12월 31일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아동 성적 학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공소시효의 임시 연장 기한 마지막 날이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소송들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지난주 자신이 1970년대 미국 록그룹 에어로스미스의 리더 스티븐 타일러의 10대 연인이었다고 말하는 여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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