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국제뉴스 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국제뉴스 DB)

무주택 전세 가구가 부담하는 이자 비용이 1년 새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구 중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13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무주택 상태로 전세에 거주하는 가구의 이자 비용 지출은 월평균 11만3006원으로 1년 전(9만1668원)보다 2만1337원(23.3%)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인 만큼 실제 가구별 이자 비용과는 다를 수 있지만, 전년 대비 비교가 가능한 지표다.

무주택 전세 가구의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이자 비용 지출이 2만7925원에서 6만4336원으로 130.4%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도 이자 비용 지출(21만4607원)이 1년 새 14.9% 증가했다. 2분위(19.1%)와 3분위(11.6%), 4분위(30.5%)에서도 이자 비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주택자가 자기 집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역시 이자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

자가에 거주하는 전체 유주택자의 이자 비용 지출 평균은 소폭(-0.5%) 감소했으나, 분위별로 보면 5분위(-16.1%)를 제외한 1분위(20.9%), 2분위(14.3%), 3분위(23.3%), 4분위(12.0%)의 이자 비용 지출이 모두 늘었다.

이자 비용은 가계가 지출하는 주택 담보 대출이나 신용대출, 전세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 등의 이자가 포함된 금액이다.

최근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그만큼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이자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다만 월평균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 규모 자체가 작은 만큼 증가율을 해석할 때는 유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 26일 코로나19 충격 이후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5월까지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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