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를 통한 치매와 불면 예방과 치유
미래형 인기 직종 ‘뇌교육사’ 배출로 일자리 창출

▲ 철학박사 최동훈 

우주의 역사에서 사람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 크로마뇽이니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니 하는 복잡한 진화 계통도를 그리기 전에 지구를 기준으로 삼아보면 이해가 간단하다. 과학적인 연구에 의하면 45억 년 전쯤 지구가 형성됐으니 당연히 그 전에는 사람을 비롯해 지구를 삶터로 하는 생명체들은 존재했을 리가 없다. 지층에 차곡차곡 쌓여서 증거 보존이 되어 있는 자연화석이 보여주듯 지구의 그 어떤 생명체도 지구가 생긴 다음에 진화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이것을 '한 점 이론(One Dot Theory)’으로 부르고자 한다.

◆'한점 이론’…'나’는 하나의 점 같은 현상에서 시작

'한 점 이론’이란 모든 것이 본래 하나의 점 같은 현상에서 시작됐다는 이론이다. 현재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라는 존재는 결국 지구 생명의 기원이 되는 점 같은 하나의 입자로 귀속될 수밖에 없다. 그 입자가 원자가 되고, 원자가 분자가 되고, 분자가 세포가 되고, 단세포가 다세포가 되고 그렇게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오늘날 '나’가 된 것이다. 생명의 그릇인 지구 역시 점 같은 하나의 우주 먼지에서 비롯됐고, 우주 또한 137억 년 전쯤 하나의 점으로 볼 수밖에 없는 '빅뱅(Big Bang)’이라는 대폭발점에서 시작이 됐다.

한자인 바다 해(海) 자를 해자해 보면 '물(氵)은 사람(人)의 어머니(母)’라고 풀이할 수 있다. 불어에서도 어머니라는 단어 'mère’와 바다라는 단어 'mer’는 발음까지 똑같다. 영어의 'mother’와 바다라는 뜻의 'marine’에서도 그런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언어학적으로 일부 문화권에서는 왜 바다를 어머니로 보았을까? 놀랍게도 오늘날 인간의 기원은 바다를 모태로 진화를 시작했다는 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기막힌 태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는 우리의 귓속에 들어 있다.

◆인류는 물고기에서 진화…귀에 간직된 태생의 비밀

인간의 귀에는 독특하게도 세 개의 뼛조각이 들어 있다.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가 그것이다. 이 뼈들은 음파의 진동을 더 잘 감지해 소리를 더 잘 듣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이 생기다만듯한 뼛조각들이 어떻게 뼈도 없는 귓속에 들어 있게 되었을까? 생물학자들은 그것을 연구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등자뼈는 본래 어류의 두개골과 위턱을 지탱시켜주는 막대뼈였다. 어류의 일부가 육지로 올라온 다음 막대뼈가 퇴화하면서 귓속 등자뼈로 남게 된 것이다. 그 어류는 다시 양서류, 양서류에서 파충류, 파충류에서 포유류로 진화를 한다. 그 과정에서 파충류 시절 악어처럼 긴 입과 이를 받치고 있던 뒤쪽 턱뼈가 퇴화를 해서 점점 작아지더니 마침내 떨어져나가 인간의 귓속에 들어 있는 망치뼈와 모루뼈로 남게 되었다. 발생학적으로 등자뼈는 어류의 막대뼈, 망치뼈와 모루뼈는 파충류의 턱뼈와 같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인간이 애초 어류에서 진화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고 만 것이다.

◆뇌에 남아 있는 인류 진화의 역사

인간의 뇌에도 영장류인 인간이 파충류와 포유류로부터 진화했다는 증거가 남아 있다. 바로 세 겹으로 포장한 뇌의 모양 때문에 그렇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아래 부위를 하위뇌, 그것을 포장하듯 덮은 가운데 뇌를 중위뇌 그리고 그 전부를 포장하듯 덮은 맨 위쪽 뇌를 상위뇌라고 부른다.

하위뇌를 보통 뇌간(腦幹, stem)이라고도 한다. 뇌간은 뇌줄기라는 뜻인데 온몸으로 가지처럼 뻗은 신경계들이 모인 줄기가 척수라면 그 척수를 중위뇌로 연결시키는 뇌의 첫 사령탑이 뇌간인 것이다. 뇌간이 하는 일은 호흡과 혈액순환, 소화 기능 등으로 생명 그 자체를 위한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이 하위뇌를 보통 '파충류뇌’라고 부르는 것은 악어나 거북처럼 자극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거나 반사작용만을 하는 파충류뇌와 생김새로나 기능으로나 거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중위뇌로서 보통은 하위뇌를 둘러싸고 있는 계통이라는 의미에서 변연계(邊緣系)라고 부른다. 뇌가 진화하면서 뇌줄기 주변을 둘러싸는 뇌가 한 층 더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와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가 생겨난 것이다. 이로써 생명체는 본능적인 반사작용뿐 아니라 외부 자극에 대해서 좋거나 싫거나 좋지도 싫지도 않은 감정을 갖게 됐고, 생존에 필요한 내용을 기억하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자기를 키워준 주인을 알아보고 좋아서 꼬리를 흔드는 포유동물처럼 말이다. 그래서 중위뇌를 '포유류뇌’라고 부른다.

뇌는 진화의 필요에 의해 중위뇌를 덮는 뇌가 한 층 더 생겨나게 되는데 이것이 대뇌피질이라고 부르는 상위뇌이다. 온기가 있는 두부 같은 질감에다 구불구불 구겨진 형태로 하위뇌와 중위뇌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대뇌피질이다. 대뇌피질을 비롯해 인간의 뇌에는 1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고, 이 신경세포 하나하나마다 다른 신경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를 1천 개에서 1만 개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뇌는 대략 10조에서 100조의 시냅스로 된 정보망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면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이성이 생겨날 수 있었습니다. 이 상위뇌를 '인간뇌’라고 하는 이유이다. 이처럼 뇌를 보더라도 인간이 파충류와 포유류에서 진화했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모성…이성과 본성의 놀라운 승화

그런데 세 가지 단계의 뇌를 '모성’을 갖고 비유를 해 보면 또 다른 차이를 알 수 있다. 파충류뇌에는 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다. 그냥 생식에 의해 새끼를 낳을 따름이다. 어미거북이 바다 모래밭에 낳은 알에서 부화한 새끼거북들이 어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곧장 바다를 찾아 질주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반면 포유류뇌에는 모성이 있다. 포유류들은 한동안 새끼를 기르면서 생존에 필요한 학습을 병행한다. 동물행동학에서 보자면 모성이 있기 때문에 길러주는 것이 아니라 길러줘야 했기 때문에 모성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포유류의 모성은 보통 자신의 생존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는 새끼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인간의 모성은 이성과 본성의 놀라운 승화에 의해 자식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생존이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라면 동물의 모성은 절대 새끼를 포기하지 않는 반면 인간의 모성은 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어린 자식을 내버리기도 한다는 자괴적인 사실이다.

인간의 뇌 발달사에서 주목할 점은 좌뇌와 우뇌의 패턴이다. 신경중추의 사령탑인 뇌는 하나의 통합 형태가 아니라 좌뇌와 우뇌로 분리가 돼 있다. 왜 그럴까? '중심’ 때문이다. 중심은 생존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중심, 즉 균형을 잃는 것은 곧 목숨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좌우로 나뉜 뇌가 하나로 통합된 구형의 뇌보다 중심을 잡는 데 드는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좌우로 나뉜 가운데가 바로 그리고 늘 중심일 테니까. 그것은 좌우로 나뉜 눈이 쉽게 초점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쓰레기통으로 변한 지구…현대인 스트레스 가중

정보통신기술(ICT)을 핵심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목전에 둔 오늘날, 정신문명보다는 물질문명을 추구하면서 지구상에는 초유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현인류에 의해 고작 백 년 남짓 되는 기간 동안 수천, 수백만 년 이어온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고스란히 파괴되고 있다. 한마디로 지구는 쓰레기통으로 변했고, 초현대적인 도시화와 비인간적인 사회관계망에 따른 각종 부작용과 스트레스의 요인들로 인해 강박증이나 우울증, 불면증과 같은 정신 계통의 이상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대인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교도소 담장처럼 꽉 막힌 빌딩숲에서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처럼 살아가는 도시인들을 위해 좋은 자연환경을 조성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정신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 정신환경의 핵심에 '뇌’가 있다. 스트레스를 비롯한 모든 정신 이상의 문제는 결국 뇌의 이상에서 오는 문제이며 기본적으로는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좌뇌와 우뇌의 뇌파를 균형 있게 맞춰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정신적인 문제들을 치유할 수 있다. 균형 있는 조화로운 뇌에서 균형 있는 조화로운 삶이 나온다. 결국 인간의 행복은 뇌의 행복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행복은 뇌가 좌우

최근 뇌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뇌를 활성화함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심신의 건강이다. 몸운동을 통해서 몸을 건강하게 하듯 뇌훈련을 통해서 몸뿐 아니라 정신까지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뇌는 전기 작용을 통해 빠른 속도로, 화학 작용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한 활동 과정에서 전류가 발생하는데 그것이 바로 뇌파이다. 사람의 뇌파는 다 다르며 그 뇌파마다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뇌파를 측정하고 분석 작업을 통해 모두의 뇌를 더 좋고, 더 건강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가 현재 안고 있는 물리적이거나 정신적인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치매 예방과 치료, 불면증 치료와 깊은 수면 유도, 집중력 강화, IQ 발달, 심신의 균형과 조화, 우울증이나 강박증 해소 그리고 명상 촉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뇌과학, 건강을 위한 핵심과학으로 부상

뇌과학은 조만간 인류의 건강을 위한 핵심 과학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타 지자체들이 아직 뇌과학에 대해 미개척 상태인 이 때, 우리 설악권이 앞서 그 터전을 마련한다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첨단 의료기로 뇌를 수술하고 치료하는 뇌의학 분야가 아니라 뇌파를 통해 치유 기제를 마련하는 뇌과학 분야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뇌파를 연구할 수 있는 연구센터와 치유 공간이면 충분한다. 더불어 뇌교육사를 배출할 수 있는 뇌교육장을 마련한다면 미래의 인기 있는 직종의 하나로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설악권, 상징적인 면에서 뇌과학센터 최적지

뇌파를 분석한 채색도를 보면 땅 위에서 꿈틀대는 산맥과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맥의 모양은 뇌파처럼 파동의 형태를 띤다. 그런 점에서 설악산은 우리나라 산 가운데 가장 멋진 뇌파를 가진 산이라 할 수 있다. 설악산이 남한의 우뇌를 대표하는 산이라고 한다면 북한의 금강산은 좌뇌를 대표하는 산이라 할 수 있다. 그 수직적 파동계를 상징하는 수려한 설악산과 금강산 앞으로, 수평적 파동계를 상징하는 드넓은 동해바다가 펼쳐 있다. 좌뇌와 우뇌를 통합하듯 남북 통일의 관문인 설악권이야말로 이러한 상징성에서도 뇌과학센터의 최적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뇌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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