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BBNews

(중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경고했던 '우한 영웅' 의사 리원량의 죽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의 리더십이 집권 이래 가장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시진핑 퇴진론까지 나오고 있다.

공산당은 절대 틀릴 수 없다는 '무결점무오류' 권위가 무너진 데다, 인민은 당에 순종하는 대가로 물질적 안녕을 보장받는다는 정치적 합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리원량의 죽음을 계기로 중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위기대처 능력 뿐 아니라, 공산당의 전반적인 집권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코로나19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후, 우한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다 자신도 감염돼 결국 숨을 거둔 리원량이 중국에서 '저항의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고, 중국 지식인 수백명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표현의 자유 보장 등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 퇴진론까지 등장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검열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정부 비판적인 게시글이나 기사를 삭제하는가 하면, 5일에는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시나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동영상 플랫폼 바이트댄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에 감독기관을 설치했다.

시진핑 정권이 이처럼 불안해하는 것은 리원량과 코로나19 사망자 1369명(13일 0시 기준)은 후베이성 관리 일부가 아니라, 시진핑의 하향식 정부 시스템의 광범위한 실패를 상징하기때문이다.

물론 중국 정부도 채찍만 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 최고 징계위원회는 리원량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조사에 나서는 한편, 후베이성과 우한시 최고위직을 경질하며 끓어오르는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분노가 잦아들기는커녕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만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일당독재 체제인 만큼 시 주석이 이번 일을 계기로 붕괴할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원량의 죽음은 아무리 강한 통치자라 해도 예상 외의 도전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지 일깨워 준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전체가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발병 진원지인 우한시가 속해 있는 후베이성 전체가 봉쇄됐고, 중국 최대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는 유령 도시로 변했다. 원저우항저우닝보 등 확진자가 속출하는 지역에서는 아예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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