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먼 and 멜리사 마리아/ 에어비앤비 제공

(서울=국제뉴스) 이성범 기자 = 에어비앤비 창립 이후 10년간 전세계 3억명 이상의 게스트들이 에어비앤비 숙소를 경험했다. 이 게스트들 중에는 새로운 곳에서 자유를 찾은 은퇴자, 여유로운 신혼여행객, 안식년을 즐기는 젊은 전문직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그룹이 있다.

이른바 여행하는 전문직, '디지털 노마드'이다. 이들은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장소에서 일함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여행하고 다양한 문화에서 통찰력과 영감을 얻어 자신의 일에 반영한다.

에어비앤비는 '디지털 노마드' 그룹의 게스트 중 에어비앤비를 가장 많이 이용한 3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계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몇 가지 여행 팁을 공유한다. 

라크만 블레이크(Rachman Blake) | 작가 겸 코미디언 | 인도 텔랑가나 체류 중

지난 12개월간 40개국이 넘는 나라를 여행한 라크만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게스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세계여행을 꿈꿔왔던 건 아니다. 호된 시련을 겪은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그의 꿈이었던 스탠드업 코미디 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첫 에어비앤비 숙소는 로마에 있었다. "그때는 에어비앤비가 유명해지기 전이었어요.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지내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걱정과 달리 그가 머물렀던 숙소의 호스트는 그를 가족처럼 대해 주었다.

시련을 겪으며 느꼈던 감정을 바탕으로 그는 연애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코미디 테라피 무대를 구상했고, 이렇게 그만의 세계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40개국 이상에서 주 7일 공연을 하기 때문에, 좋은 숙박시설, 안정적이고 빠른 무선인터넷, 편안한 침대가 매우 중요하죠."라고 귀띔했다.

여행을 하며 동시에 일하는 삶에 대해 그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불안하거나 외롭거나 길을 잃고 있다고 느끼면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면 여행을 더욱 원활히 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헬스장을 갖춘 숙소를 검색한다.

엘라니 레아(Ellany Lea)  | 심리치료사 겸 코치 | 스페인 말라가 체류 중

대만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엘라니에게는 여행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캐나다에서 자란 엘라니는 항상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했고, 학교에서는 오직 공부에만 전념해 정기공학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를 잃은 후 그녀는 토론토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며칠 동안 지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렇게 그녀만의 세계여행이 시작됐다. 이제는 심리치료사 겸 인생 코치로 다른 이들을 도우면서 여행한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처음으로 여행했던 게 마치 어제처럼 느껴져요." 토론토에서의 컨퍼런스가 끝나고 친구와 조금 더 머물 계획이었지만, 마침 시댁 식구들이 찾아왔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해보라고 권유하더군요. 그때는 전혀 들어본 적 없었지만 한번 이용해봤는데, 엄청난 경험을 했어요!"

이후로 지금까지 그녀는 110여개 나라를 홀로 여행했다.

그녀가 가장 좋았던 추억이라고 말하는 일화는 산살바도르에 있는 호스트가 막바지에 세로 베르데 화산(Cerro Verde volcano) 등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때다. 크리스마스였음에도 불구하고 호스트는 엘라니가 화산 등반을 할 수 있도록 그곳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태워다 줄 차량 운전사를 구해주었다. "화산을 올라 청록색 칼데라호와 다른 봉우리에서 나오는 자욱한 연기가 자아내는 풍경은 숨 막히도록 아름다웠어요."라고 엘라니는 회상한다.

여행자의 삶을 살 때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녀는 조언한다. 많은 곳을 다니려고 무리할 필요가 없다. 잠시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을 혹사한다고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여행 중 자기 관리는 영양을 고려한 식사를 하고 편하게 깊이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이먼(Damon) & 멜리사 마리아(Melissa Maria) | 소프트웨어 개발자+조산사 | 에스토니아 체류 중

데이먼과 멜리사에게 있어 여행은 삶의 일부분이었다. 뉴질랜드 원주민들인 이들은 아들 마를로(Marlo)가 태어나기 전에 하와이, 뉴욕, 캐나다, 중앙 아메리카를 함께 여행했다. 아들이 태어난 직후,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노마드 삶을 시작했다. 발리에서의 친구 결혼식이 그 시작이었는데, 그 곳을 떠나기 직전 호스트가 마를로에게 동물모양의 인형을 준 기억을 잊지 못한다. 장대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요즘 이들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여행한다. "우리에게 여행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살아가는 것'이지, 짧은 관광 여행이 아니에요."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머물면 호텔에서 머무는 것과 다른 집으로 돌아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소박하게 밥을 해먹을 수 있는 부엌이 있어서 더욱 편안함을 느껴요. 주거 지역에 머물며 현지인과 같은 삶을 경험할 수 있죠. 좋아하는 카페,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는 이 동네 사람들처럼 말이죠."

보통 호스트가 주변 동네와 문화를 처음으로 소개한다. 그들은 캐나다 퀘벡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숙소를 예약한 후, 프랑스어만 할 줄 아는 호스트와 호스트의 딸을 만났다. "문화교류의 현장이었어요. 손짓발짓과 엉터리 구글 번역, 유머감각만으로도 함께하는 데 충분했고, 호스트를 포함해 우리 모두 차근차근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했어요."

그들이 전하는 최고의 조언은 '짐은 최소한만 챙겨라'다. "최소한의 짐만 챙기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짐에 절반만이 사실은 진짜 필요한 짐입니다. 더 타이트한 예산으로 여행을 해야 더 오래 여행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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