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석문학선양회 김성기 본부장, 효석문화제 성공개최만 생각하는 메밀 사나이-

 


김성기 본부장

(평창=국제뉴스) 서융은 기자 = 지금 평창군 봉평에서 열리고 있는 '평창효석문화제'는 올해 20회째로 성년을 맞이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대한민국 최우수축제에 선정되어 그에 걸맞게 더 넓어지고 확장된 축제장과 하얀 메밀꽃밭에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어른 무릎 길이까지 오는 메밀꽃이 유난히 잘 피어 메밀밭마다 사진촬영이 한창이고, 축제 전 내린 비로 흥전천의 물이 많아지면서, 개울 섶다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문학을 테마로 한 축제답게, 이효석문학관과 효석달빛언덕에서는 문학특강과 영화상영 같은 프로그램으로 봉평출신 소설가 이효석의 작품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특히 여타 지역축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오페라와 뮤지컬, 마당놀이 등 수준 높은 공연 프로그램과 '인연, 사랑, 그리고 추억'이라는 주제에 맞는 아기자기한 이벤트가 연신 이어지고 있다. 문학의 향과 평창의 메밀 향을 호젓하게 즐기며 추억을 담아가기에 충분한 축제인 것이다.

이러한 수준높은 지역축제가 만들어지기까지 애쓴 사람들은 단연코 '봉평사람들'이다. 111년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전국이 펄펄 끓는 와중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메밀밭을 일구고,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힘을 모았다. 그 중 자칭 메밀 사나이라는 이효석문학선양회 김성기 본부장(51, 봉평면)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일년내내 '효석문화제'만 생각한다. 그런 날들이 쌓여 벌써 20년을 헤아리게됐다.

축제 준비 경험이 누적되다 보니 메밀꽃과 이효석 선생에 대해서는 박사급 지식이 쌓였고, 프로그램 기획부터 시설물 설치 정비까지 직접하는 경지에 올랐다. 그래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매년 본격적인 축제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밤낮 없고 주말 없이 일할 수 밖에 없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너무 힘들어서 딱 죽고싶을 정도'란다.

 

그는 원래 잘 나가는 서점아저씨였다. 봉평 인구 5분의 1이 그의 책방 회원이었을 정도다. 그런데 십년 위 선배가 서점이 사랑방인 듯 자꾸 기웃거리더니 지역 발전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김 본부장이 지역개발학을 전공한 것까지 들먹이며 옆구리를 찌르는 탓에 덜컥 제1회 효석문화제 준비에 뛰어들었다. 뭣 모르고 가담한 지역 축제 진행에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 축제장에서 즐거워하는 관광객들을 보니, 설명 못할 희열이 느껴진 것이다. 이후 서점은 접었다. '이효석 선양사업'과 '효석문화제'가 함께 발전하고, 지역의 고유문화를 살려 봉평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축제가 한창인 지금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축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살핀다. 얼굴이 어찌나 까맣게 났는지, 멀리서도 김 본부장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고생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축제기간 중 봉평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추억 하나라도 더 얹어주고 싶다는 욕심이다.

 

이효석 선생을 기리고 그의 문학세계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70년 출발한 이효석선양위원회는 이제 선양부, 축제부, 책임이사제 등 36명의 직원과 고문 및 자문위원 25명, 회원 및 운영위원 90명 등 탄탄한 실행력을 갖춘 조직으로 발전했다. 대부분의 지역 축제가 지자체의 행정지원을 받는 걸 감안하면, 지역 주민이 축제의 주인의식을 갖고 직접 진행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효석문화제를 통해 인구 6천이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에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게 되었고, '메밀'하면 '봉평'을 떠올릴 정도로 브랜드도 선점했다.

김성기 본부장과 이효석문학선양회 위원들, 그리고 봉평면민들의 열정이 대한민국 최우수축제 '평창효석문화제'를 만들었다. 효석문화제는 일년 뒤, 십년 뒤, 백년 뒤의 봉평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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