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권호 교사.

(광주=국제뉴스) 정재춘 기자 =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국어교사가 정년을 앞두고 이 땅의 숨겨진 비경과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 한 권의 답사기를 펴냈다.

주인공은 광주 운남고등학교 장권호 교사.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순천상고에서 1981년 교직을 시작, 1989년 금호고에서 전교조 가입을 이유로 해직됐다. 94년 복직 이후 올해 9월1일 운남고에서 정년을 맞기까지 20여 년 동안 광주교사신문 기자로서 '시가 있는 오솔길', '주제가 있는 여행' 등의 고정 꼭지를 연재했다.

38년간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쳐온 장 교사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광주교사신문에 <주제가 있는 여행>이란 문패를 달고 연재한 글과 사진 중 일부를 묶어 8월 정년을 앞두고 『풍경이 전해 준 온기』(영민기획사 刊)라는 답사기를 냈다.

이 책을 통해 장 교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의 가슴을 흔든 이 땅의 아름다운 풍광과 비경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의 시간 속에서 나지막한 첼로처럼 조용히 풀어 놓고 있다. 직접 찍은 사진과 시적 감응이 일렁이는 캡션이 읽는 사람을 설레게 한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무반주로 걷기 좋은 날'(봄)에는 조계산 선암사를 비롯한 13곳의 아름다운 풍광이, 제2부 '내 마음 속 그리운 이름 하나'(여름)에는 강릉 선자령을 비롯한 12곳의 여름 풍광이 고졸한 흑백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제3부 '저 홀로 깊어가는 가을'(가을)에는 나주 불회사를 비롯한 11곳이, 제4부 '내 생애 짓고 싶은 집 한 채'(겨울)에는 부여 능산리 고분군을 비롯한 4곳의 풍광이 담겨 있다.

박남준 시인은 이 책을 "오랜 벗이,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연인이, 자상하고 꽂꽂한 조선시대 선비가 이 시대에 걸어 나온다면 꼭 그와 같이 들려주리라." 면서 "언제인가 내 눈 가득 눈물처럼 고여 온 장면이 거기 있었다. 다시 혼자 와보고 싶은, 그대의 두 눈에 낙인처럼 보여주고 싶은, 아직 가보지 못한 풍경이 이 책을 읽는 당신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저자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확립을 위한 교육민주화운동과 인문학 교실, 저자와의 대화, 문학 기행 등 독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12월29일 광주광역시 2만여 교직원의 명예를 대표해 제31회 광주교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엔 시 해설집 『사람의 숲에서 만난 시』를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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