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전문의), 현)자유한국당 경산시 당협위원장

▲ 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전문의), 현)자유한국당 경산시 당협위원장

대구의 여름철 무더위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이 지난달 30일까지 장장 18일간 지속됐다. 덩달아 열대야도 같은 기간 이어졌다. 열대야는 밤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증막이다. 

앞서 지난 1994년에는 전국평균 폭염일수 29.7일, 열대야 일수 17일, 지난 2016년에는 전국평균 폭염일수 22.4일, 열대야 일수 10.7일을 기록했는데 올해의 폭염은 1994년 이래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둔 지난달 4일부터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작업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달 30일까지 건설현장 옥외작업자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감독·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개정한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를 사업장에 배포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사업장은 △폭염경보 땐 1시간에 15분, 폭염주의보땐 1시간에 10분 휴식시간 제공 △시원한 음료수 제공 △현장 그늘막 설치 등을 해야한다. 

만약 해당 가이드가 적절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징역 5년 이하 혹은 벌금 5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자치단체장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치단체가 발주한 사업현장 등에서 폭염 대응을 부실하게 해 산업재해가 날 경우 자치단체장도 똑같이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무더위에 노출돼 두통, 현기증과 함께 메스꺼움 등의 증상으로 고생함은 물론이고 가끔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매년 재발하므로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이지만 폭염과 관련된 일사병과 열사병에 대해 알아보자.일사병과 열사병은 흔히 같은 질환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명백한 차이가 있다. 

30℃를 웃도는 폭염 속에 한 시간 이상 노출되면 갑자기 어지러워지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전신에 힘이 빠지면서 의식을 잃게 되는데, 보통 이런 현상을 일사병이라고 한다.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되는 일사병은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며, 의학적으로는 '열실신'에 해당된다. 열실신(일사병)이란 몸이 갑자기 무더운 공기와 햇볕에 오래 노출돼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액이 다리 쪽으로 몰려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실신하게 되는 현상이다. 

수분과 전해질 소실에 의해 저체액성 쇼크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무력감, 몽롱함, 현기증, 메스꺼움 및 심한 두통을 동반하고 피부는 차갑고 촉촉하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먼저 환자를 그늘지고 선선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꽉 끼는 의복은 느슨하게 한다. 저체액성 쇼크 치료에 준해 의식이 있으면 입으로 1ℓ의 수분이나 전해질 용액을 투여하고,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정맥주사로 수액을 주입해야 한다. 

한편 열사병은 집중호우와 함께 뒤를 잇는 폭염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신체가 조절할 수 있는 체온의 방어기전보다 더욱 많은 열을 받을 때 몸의 열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해 발생하기 때문에 고열을 동반하는 것이 일사병과 구분된다.

특히 무덥고 습기가 많으며 환기가 충분치 않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격한 운동을 할 때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나 심신쇠약자, 노약자 등에게서 잘 생긴다. 

더운 여름날 문이 잠긴 차량 안에 갇힌 어린아이의 경우도 열사병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 체온조절 중추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고열과 함께 의식 변화를 동반하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또 고열로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나며 탈진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증세가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피부는 뜨겁고 건조하며 붉은색으로 변하고 일사병과 달리 땀분비가 없다. 통증자극에 반응이 없고 체온은 41℃ 정도로 매우 높다. 

초기 맥박은 빠르고 강하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맥박이 약해지고 혈압은 저하된다. 열사병이 발생되면 체온하강이 가장 중요한 응급치료다.

환자를 서늘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겨야 하며 상하의 모두를 탈의하고 젖은 수건으로 환자를 덮고 부채, 선풍기, 에어컨 등으로 시원한 바람을 쐬게 한다. 필요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하며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일사병과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더위에 노출 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기상 정보를 숙지하고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고,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고온 다습한 실내 환경을 가능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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