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새로운 학설 발표.

▲ 육군사관학교 오경두 교수가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우리나라 지진발생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육군)

(육군=국제뉴스) 이운안 기자 =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이 비로 인한 것이라는 새로운 학설이 발표돼 학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오경두(대령, 58세) 토목환경학과 교수는 지난 7월1일부터~ 6일까지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우리나라 지진발생에 관해 이와 같은 새로운 주장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 육군사관학교 오경두 교수.(사진제공.육군)

2017년부터 대진대학교와 공동으로 지진을 연구하고 있는 오 교수는 ‘우리나라 지하수 변동에 따른 지진 활동의 계절적ㆍ공간적 변화’라는 논문을 통해 여름 장마철에 내리는 비와 지진발생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면서 지진을 일으킨다는 것. 

지금까지 비가 지진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외국 학자들에 의해 알려진바 있으나, 비와 지진과의 인과관계를 육지에서부터 바다까지 추적하여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은 세계 최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발생한 약 1,200회의 지진에 대해 시기, 장소, 지진에너지, 강우량, 지하수 수위 변화 등을 분석했다.

그의 논문에 의하면 7월에 장마철 비가 가장 많이 내려 땅 속에서 서서히 이동해 두 달 후인 9월에 지하수 수위가 가장 높아지며, 이때 육지에서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한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육지에서는 지하수가 흘러나가 지진이 점차 감소하지만, 바다에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바다지진이 증가하게 된다.

바다 지진에너지는 육지에 비해 작고, 시기적으로도 육지에서 바다에까지 지하수가 도착하는데 걸리는 약 6개월 후에 발생하지만, 바다 지진과 육지 지진은 통계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매우 닮은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 우리나라 육지와 남해에서의 지진에너지 변화 양상 그래프.(사진제공.육군)

우리나라 육지와 남해에서의 지진에너지 변화 양상 그래프에서(위) 보며는 육지에서의 월별 지진에너지(빨간색 실선)와 남해에서의 지진에너지(파란색 점선)를 비교한 그래프. 12개월 그래프를 3회 반복해 지진 에너지의 주기적인 변화 양상을 나타냈다. 

남해에서의 지진에너지는 육지에 비해 작고 육지와 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지만 매우 닮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육지와 바다에서의 지진 발생이 닮은 현상은 우리나라 서해와 동해 그리고 남해에서 모두 관측되지만, 산에서 바다까지의 이동거리가 연안을 따라 비교적 균일한 남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오 교수는 “남해에서의 지진이 육지에서의 지진과 닮은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관계는 무려 93%나 되는데, 이렇게 높은 경우는 자연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육지와 바다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이 지하수 흐름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지하수 관련 측정자료와 정밀측지위성에서 관측한 우리나라 지각의 움직임 등을 활용해 지진 위험지역과 위험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기술이 완성되면 지진 예측 시스템을 통해 지진 위험지역을 미리 알아낼 수 있게 된다. 지진 발생 후 경보를 발령하는 현재의 대응 시스템을 발전시켜 지진 발생 전 최소 수일에서 수주 전 예보를 통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ㆍ경주 지진에서 보았듯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우리 군의 연구 성과가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돼 앞으로의 연구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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