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제732회 정기연주회,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 中에서 '신포니아'

▲ 영국의 아카펠라 그룹 '더 스윙글즈', 앙코르곡을 열창하고 있다. KBS교향악단 제732회 정기연주회,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 루치아노 베리오의 '신포니아'를 협연. (사진=KBS교향악단)

(서울=국제뉴스) 강창호 기자 = 열광적인 객석의 커튼콜을 받으며 등·퇴장을 수차례... 그러면서 앙코르곡으로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제2번 '바리네리'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민요 이렇게 세 곡이나 불렀다. 바로 지난 20일~21일 예술의전당과 KBS홀에서 루치아노 베리오의 <신포니아>를 KBS교향악단과 협연한 영국의 아카펠라 그룹 '더 스윙글즈'(구 스윙글 싱어즈)이다.

이미 바깥 날씨는 적도의 열기를 비웃으며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이었지만 공연장의 열기는 이 보다 더한 듯 영국에서 날아온 아카펠라의 하모니에 모두들 열광했다. 이 팀은 본래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펼쳐 그들의 존재감을 과시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곡은 뉴욕 필하모닉 창립 125년 주년을 기념하여 위촉된 작품으로, 더 스윙글즈는 이후 50년여 년 간 작품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기량으로 세계 여러 오케스트라들과 협연을 펼쳤다.

베베른 이후 가장 급진적인 작곡가로 평가받았던 루치아노 베리오는 다른 누구보다도 유독 악기들이 가진 가능성과 인성(人聲)에 대한 음성학적인 실험적인 연구의 결과를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 선보였다. 특히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클래식 합창 부문으로 상을 거머쥔 1968년에 작곡한 <신포니아>는 인성과 여러 작곡가들의 다양한 22곡의 작품들이 스며져 있는 꼴라주적인 인용 기법에 대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 영국의 아카펠라 그룹 ‘더 스윙글즈’, KBS교향악단 제732회 정기연주회,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 루치아노 베리오의 '신포니아'를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고 있다. 지휘: 요엘 레비 (사진=KBS교향악단)

이 곡은 국내에서 그리 쉽게 연주되는 작품이 아니다. 특히 작곡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겐 반드시 현장을 봐야 하는 작품이기에 공연장에는 이미 젊은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오케스트라 파트도 중요하지만 보컬을 위해 작곡된 이 작품은 인성이 악기로서의 역할을 어느 경지까지 실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작품이다.

최고의 기술(Skill)이 최고의 예술(Art)!!

'더 스윙글즈'가 부르는 <신포니아>는 베리오의 실험정신이 다양한 어법으로, 작곡 전반에 어떻게 펼쳐지는가를 지켜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며 최고의 스킬이 아트가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마지막 그들의 그루브 넘치는 핫한 앙코르곡들을 들으면서 베리오의 텐션에 초긴장된 귀의 근육이 이완되는 것을 느꼈다.

루치아노 베리오, 더 스윙글즈, 신포니아, KBS교향악단... 모든 귀 호강을 뒤로하고 바깥 화염 속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베이스의 마지막음 '두두둥'이 끝내 귓전에서 떠나지 않았다.

<문화 칼럼니스트 Alex Kang>

▲ 영국의 아카펠라 그룹 '더 스윙글즈' (사진=KBS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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