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리는 고교 중퇴자가 한국을 비디오게임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며 이제 주요 업계에서 부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본명은 이상혁으로 '페이커(Faker)'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 선수는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롤)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로 한국에서는 유명 농구나 야구선수와 같은 입지를 누리고 있다.

22세의 '페이커'는 내달 역내 올림픽인 인도네시아의 아시안게임(AG)에 참가해 가장 주목받을 선수가 될 예정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으로 e스포츠가 시범 경기 종목 중 하나로 채택됐다. e스포츠는 추후 올림픽 경기 종목에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과 같은 e스포츠 강국에게는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속도가 빠른 인터넷과 활발한 인터넷 활동 문화를 자랑하며, PC방에서는 하이엔드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e스포츠 선수'는 아이들에게서 가장 인기 있는 미래의 직업 중 하나로 손 꼽힌다. 작년에 교육부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의 선호하는 직업에서 'e스포츠 선수'는 8위를 차지해 과학자를 앞섰다.

페이커는 게임을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했으며, 특히 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롤은 2009년 라이엇게임즈에서 출시한 게임이다.

그의 롤 랭킹이 상승하는 동안 그의 정체에 대한 추측이 불거졌으며, 그는 친구들과 함께 팀을 결성해 아마추어 토너먼트에서 활동했다.

페이커는 프로게이머가 될 것을 제안받은 뒤 고등학교를 중퇴했으며, 2013년에 데뷔한 후 많은 유명 선수를 이기고 슈퍼스타가 됐다.

한국의 e스포츠 업계는 독일의 축구 문화와 닮았다. 어린 유망주들이 어릴 때부터 활동하며, 이 중 일부가 아마추어 리그에 진출하고 몇 년 간 경쟁과 노력을 거친 뒤 프로 팀에 진출한다.

주요 대기업은 자체적인 e스포츠 팀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커는 SK텔레콤으로부터 최소 30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한국에서는 젊은 층 사이에서 e스포츠가 하나의 스포츠로 여겨지며 대학 스포츠 대회에서도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작년 닐슨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e스포츠는 15세에서 29세 사이의 한국인 사이에서 축구와 야구 다음으로 3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TV 채널이 e스포츠 경기를 중계방송하며, 경기는 대형 축구 경기장이나 특별 경기장에서 수만 명의 팬과 함께 진행된다.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게임을 즐기는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게임 시장이다.

김 직무대행은 AFP에 "지금 미국과 중국은 동일한 시스템을 갖추고 우리를 따라잡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수십 년 간 축적돼 우리를 정상에 올려놓는 노하우와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게임에 대한 열광은 1990년대 미국의 SF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는 큰 인기를 얻어 전세계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제 프로게이머 지망생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게이머인 10대들은 방과 후 게임 지도 과외를 받고 있다.

게임 학원에서는 10대와 20대 남성들이 오버워치(Overwatch)와 롤을 플레이하며 전 프로게이머였던 코치들의 조언을 받는다.

내달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는 페이커와 다른 6명의 선수가 함께 출전한다. 페이커는 "아시아게임은 게이머들만 보는 것이 아닌, 전 세계가 관람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이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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