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간 진보 정치를 이끌었던 노희찬 의원이 23일 6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면서, 정계 인사들과 시민들 모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근처에서 노 의원은 쓰러진 채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노 의원은 아파트 17층에서 투신한 걸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 계단에서 노 의원의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종이를 발견했다.

해당 종이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추가로 발견된 2개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담긴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한 통에는 '드루킹' 특검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은 청탁과 대가가 없었지만 정치자금 수수에 대해 후회한다고 전했다. 그는 유서에서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전하며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후회했다.

노희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한 극단적인 선택에, 각 정치계에서는 왜 그런 선택을 했어야 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의혹이 터질 때만 해도 정치계는 노 의원이 의혹을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또한 노 의원도 20일 미국 특파원들에게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 (특검이) 조사한다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노 의원의 사망에 정치계는 충격에 빠졌다.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청원 답변을 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은 출연을 취소하며 노회찬 의원을 추모했다. 드루킹 특검을 주도하던 허익범 특검도 사무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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