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정겨움을 담은 고요한 탐미의 세계

▲ 이안자 화가(사진. 하명남 기자)
▲ 한옥의 정, 130cm × 162cm, 한지에 수묵 / 2015년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작품

(서울=국제뉴스) 하명남 기자 = 서울의 외딴 섬, 전통 기와집으로 정겨움이 묻어나는 북촌의 한 귀퉁이에서 이안자 화가를 만나다. 하얀 베적삼 느낌의 단아한 차림, 양산을 곱게 받쳐 든 화가는 그렇게 북촌과 이미 닮아 있었다.

현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독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이안자 화가는 이제 1년 남짓 정년 퇴임을 앞두고, 최근 몇 년을 북촌의 기와집이며 정독도서관, 서울교육박물관, 삼청동 거리를 온전히 그려내는 데 열중하여 왔다.

1986년부터 한국 남화의 거장 의재 허백련 선생과 그의 맥을 잇는 희재 문장호 선생을 사사하고 수묵화를 그려 오면서도 전문적으로 미술을 공부하기 위한 열망을 놓지 못해 2017년에 만학으로 홍익대학교미술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안자 화가는 먹을 가지고 가는 길 '유묵지로(遊墨之路)' 전시회와 부채 겉면에 글과 그림을 그려 넣는 한국선면예술가협회의 '선면예술(扇面藝術)' 전시회도 매년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월전 장우성이 한국 전통미술을 육성하기 위하여 세운 서울 팔판동 소재 한벽원미술관 동방예술연구회의 “경계를 넘어”라는 작품전에서 북촌풍경, 서울교육박물관 전경 등을 그려낸 화가의 작품 세계가 한벽원미술관과 멋지게 어우러진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 화가는 올해 9월 4일부터 8일까지 일본 교토국제교류협회회관 전시실에서 '제39회 수묵회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화가 본인의 작품 전시 준비는 물론 전체적인 전시 기획도 맡았기에 책임 또한 막중하여 일과 시간외에는 온통 전시 준비로 여념이 없다. '수묵회'는 희재 문장호 선생의 회화 및 정신세계를 기리면서 회원 각자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미술 단체이다. 이번 특별히 일본에서 수묵회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몇 년 전 일본 영사관에 근무하게 된 부군을 따라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다.

또한 10월 초에 한국과 일본 각각 32인의 화가가 대규모로 참여하며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되는 '제14회 한일현대미술동행전' 출품을 위해서도 작품 출품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전시는 2018.10. 2~10.7 일본 오사카의 아베노 하루카스 오사카예대 스카이캠퍼스 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매년 꾸준히 여러 그룹전에 참여하고 있는 이안자 화가가 드디어 내년 6월에는 본인의 작품만으로 서울 북촌의 어느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계획한다. 지난 6년 동안 화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북촌의 익숙한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로 채워질 전시회는 화선지에 검은 먹물 한 점 뚝 떨어뜨린 찰나의 정점인 듯 이 화가의 인생 제2막을 예고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조선의 백자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늘 그 자리에서 화가 자신의 인생의 향기로 그려내는 그림. 화선지를 타고 번져 나가는 이 화가의 길에 그윽한 다향(茶香)이 가득하길 기대한다.

▲ 입추(서울교육박물관), 39cm × 72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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