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의 사장은 예술의전당의 미션에 대해 정통한 사람이어야 한다.

(서울=국제뉴스) 박준석 기자 = 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 대표 예술기관이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 대관전문극장이 없지는 않으나 국가의 대표극장이 대관전문 극장인 경우는 예술의전당 밖에 없다. 그러면 예술의전당의 미션은 무엇인가? 그들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데 ‘문화예술의창달’ 이다. 사실은 홈페이지의 미션이 그들의 미션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고 한 나라의 아트센터에는 사회적인 기본 구성요소로서의 태생적 미션이 있다. 바로 예술의 창달이다. 문화까지 말하면 범위를 너무 넓게 잡은 것이다. 예술의전당 사장의 조건은 예술의 창달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있으며, 이 직업군에서 오랜 기간 인정받아온 사람이어야 한다. 예술가는 아니어도 되지만 적어도 예술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있어야한다.

 

예술의전당은 예술가들의 전당이다. 예술가들 없는 예술의전당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예술의전당은 예술가들에게 대관해주는 건물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창작공장이어야 한다. G11국가 중 예술가에게 돈 버는 극장이 국가의 대표 아트센터인 나라는 기자가 아는 한은 없다. 모든 극장이 예술가들을 수 백 명 고용한 극장이어야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단하나의 국가 대표극장이 대관전문업소고 예술가들의 창작공장이 아니라면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지나간 고위공무원 출신 사장들이 이를 알았을까? 알았다면 그들의 후배들과 이런 예술의전당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이 없다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예술의전당 사장은 문체부 담장자들과 논의의 장을 만들고 실태조사 및 해외사례연구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한국적민주주의라는 말이 민주주의의 반동이었듯이 한국적 특성을 말하면서 예술가들의 일자리를 천연덕스럽게 관리인들의 일자리로 바꾸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

예술의전당이 건물의 이름이 아니라 실질적 예술창작공장으로서의 공연예술가들의 전당 곧 진정한 예술의전당이 되게 할 사람이 사장이 되어야한다.

 

새로운 예술의전당 사장은 미션에 정통해야한다.

예술의전당에는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뭐하는 곳인가? 오페라를 하는 곳이다. 오페라단들에게 빌려주기 위해 만든 오페라하우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예술의전당 사장이라면 국립오페라단이 예술단원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예술의전당은 문체부와 협의했어야한다. 오페라합창을 위해서는 합창단이 적어도 80명은 있어야하는데 국립합창단이 합류해도 40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코리안심포니가 합류해도 30~4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국립오페라단이라는 이름만 없앨 뿐 오페라를 더 잘하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일에 어떤 오페라 예술가가 반대할 것인가?

국립합창단과 코리안심포니에는 선택지를 주고, 결과에 따라 합병하거나 새로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신설하면 된다. 대한민국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가진 명실상부한 제작극장 하나가 사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가는 총과 포로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축구의 순위로만 국가의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G11국가 중 이런 극장 하나도 없는 나라는 거의 없다. 이런 일들이 예술의전당 사장이 할 일이다. 예술의전당의 미션이다.

 

예술의전당의 미션과 관계없는 일들은 과감히 정리할 수 있어야한다.

오페라하우스는 있는데 상업 뮤지컬에 1년의 중요한시기를 내주고, 상업예술에 투자하는 일은 예술의전당의 미션과 관계없는 일이다. 예술의전당 뮤지컬하우스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어린이 예술단은 전국에 많다. 그리고 예술의전당은 예술교육기관이 아니다. 교육적 측면이 있다면 세미프로를 프로화 시키는 아카데미의 기능이 필요할 뿐이다. 예술교육기관은 서울에도 많고 한예종이 그 역할을 하면 된다. 예술의전당의 미션일 수는 없다.

공연영상화사업은 어떠한가? 이는 고학찬사장의 성과라고 하지만 이는 공연장의 미션이 아니다. 아르떼티비가 있고, 해외를 위해서는 아리랑티비가 있다. 그리고 우선 예술의전당은 컨텐츠 제작기능이 거의 전무하다. 대관하는 세계적인 연주이나 단체들의 저작권을 감당할 능력이 없으니 컨텐츠 제공에도 한계가 있거니와, 단체로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DVD나 다양한 수단들이 있다. 그들이 따라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 방송은 그들 자체의 컨텐츠의 재판매 효과라도 있지만 예술의전당이 일반 대중의 문화수준을 높인다고 하는 것은 효과가 미미 할 것이고 무엇보다 공연예술기관으로 나아갈 예술의전당의 미션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예술의전당의 미션이 예술의 창달이고 관객에게 전달하는데 있다면 식음료매장의 가격을 더 내려서 관객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져야한다. 지금 예술의전당 수익의 대부분은 대관료이니 예술가들이 수입원이다, 그나마 그들이 관객들에게 해줄 수 있는 대 관객서비스 중 중요한 부분은 주차장과 식음료 매장일 것이다. 현재 예술의전당 수입의 많은 부분이 주차요금이고, 식음료 매장은 고학찬 사장 때 직영에서 임대로 전환하였고 식음료가격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물론 예술의전당은 기재부 지시사항이라고 하지만 익명의 직원은 기재부에서 실제로 내려온 공문도 없고, 독립법인인 예술의전당이 문체부도 아닌 기재부의 지시를 따를 일이 아니라고 한다. 결국은 사장의 마인드가 미션에 맞춰져 있다면 이런 일들은 다시 잡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의전당은 사장이 예술가가 되는 곳이 아니다.

얼마 전 예술의전당 주최의 음악회의 무대에 고학찬 사장이 올라왔다. 앵콜곡을 부르기 위해서다. 사실 그가 무대 위에 오른 일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의 대표화면에도 보면 그가 마이크를 들고 성악가들의 한가운데서 노래하고 있는 사진이 떠있다. 그리고 예술의전당 입구에 보면 마치 그가 화가처럼 입고서는 그림을 그리고 서있는 사진이 걸려있다. 예술가 아닌 사장이 무대에 올라 노래도 하고 각종 인사를 하러 무대에 오르는 일은 볼썽사납다. 요즘은 정치인들조차도 예술공연에는 인사도 안하는 것이 매너다. 지자체 주최의 축제 개막에도 축제 감독들은 정치인들을 무대에 올리지 않기 위해 좋은 방법들을 공유할 정도다. 전근대적 권위주의 시대에나 보던 일을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극장 예술의전당에서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사장이 왜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최고의 예술기관이라고 스스로 자부 하지 않았던가? 예술의전당 주최음악회는 그래도 되는 것인지 예술의전당 구성원들에게 묻고 싶다.

 

예술의전당이 주차장을 줄이고 전시관을 만든다고 한다.

예술의전당의 큰 덩어리 두 개가 있는데 음악당과 오페라하우스이다. 그리고 서울에는 이미 많은 전시관과 미술관들이 있다. 물론 더 많은 연주홀이 필요하듯이 더 많은 미술관과 전시관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이 가뜩이나 모자란 주차공간을 줄여서 전시관을 만드는 일이 예술의전당의 미션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고학찬 사장은 본인의 판단으로 음악줌심의 예술의전당을 미술과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하려고 하는가? 이것은 월권이다. 이야말로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음악인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예술의전당의 구성원들이 명심해야할 것은 예술의전당은 100명 예술의전당 직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장이 맘대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예술의전당의 홍보담당은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라니 다행이다.

 

무엇보다도 개혁의 의지와 실천력이 검증된 인물이어야 한다.

지금의 예술의전당의 모습은 한국적민주주의 같다. 한국적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민중을 과소평가하고 독재자가 적당수준의 민주주의의 모양만 주려고 만들어낸 가짜민주주의였다. 예술의전당은 그리고 오페라하우스는 건물일 뿐이다. 그것이 부끄러워서 약간의 기획공연들을 만들고 있을 뿐 아트센터의 핵심인 공연예술가들이 없고 예술의전당의 위상에 맞는 오페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예술가 없는 예술은 신기루 일뿐이다. 예술의전당에는 예술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업 뮤지컬이 오페라하우스를 점령하고 있다. 보통의 의지와 실천력가지고서는 기재부가 아니라 문체부 서기관하나도 설득하기 힘들다. 능력 없이 목소리만 큰 사람, 그리고 권력 주변에서 호시탐탐 자리만 노리는 사람들은 철저히 배격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워들은 이야기로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없으니 오랜 기간 관련업종에서 일하면서 개혁성과 실천력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도종환장관의 지혜가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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