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본사에 있는 후지필름 로고 ⓒ AFPBBNews

(도쿄=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후지필름은 19일(현지시간) "지난달 두 기업 간 합병이 불발된 뒤 미국 기업인 제록스를 상대로 10억 달러(약 1조 1,16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타당한 이유 없이 지난 1월 발표된 합병안을 해지한 일방적인 결정"을 비난했다.

합병안은 영향력 있는 주주인 칼 아이칸과 다윈 디슨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 보류됐다. 두 주주는 제록스 지분을 15% 이상 보유했으며 합병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둘은 뉴욕 판사가 "합병이 기업의 주주보다 제록스 CEO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데 동의한 뒤에 지난 4월 합병 중단을 요구하는 법원 명령을 받아냈다.

후지필름 역시 이 판결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며 "칼 아이칸과 다위 디슨이 제록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도록 함은 주주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합병이 결렬되자, 제록스는 "후지필름이 경영한 기존의 합작 회사인 후지 제록스의 회계 감사에서 '상당한 편차(material deviations)'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후지필름은 "제록스와 후지 제록스 간의 합병이 양사의 주주들에게 이례적인 장단기적 가치를 제공할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제록스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확고한 성명을 발표하며 "제록스의 이번 결정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후지필름의 운영 실수와 부당 경영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해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고 전했다.

합병 취소는 1980년대 이후 기업들에 도전해 온 역전의 억만장자인 아이칸의 승리로 보였다.

이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5월 초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텔레콤 이탈리아를 놓고 수주 간 벌어진 비벤디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뒤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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