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적당히 합시다. 공연장 하우스매니저 직무 매뉴얼 수정 필요해...

▲ 본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사진=강창호 기자)

(서울=국제뉴스) 강창호 기자 = 클래식 전문공연장이다. 아직 공연시작 전이라 여기저기 관객들이 입장을 한참 서두르고 있다. 무대 위에 배치된 신기한 악기들의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관객들 서넛이 여기저기 스마트 폰을 꺼내어 인증 샷들을 터뜨린다. 티켓을 들고 프로그램 북을 들고 무대를 배경 삼아 자신이 공연장에 왔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찰칵찰칵 번쩍번쩍. 그때마다 여지없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허리우드 영화 '맨 인 블랙' 같이 차가운 인상에 검정 정장을 차려입은 하우스매니저들이다. 사진 촬영을 금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사진 촬영 불가를 강조한다. 여기에서 서로 간에 소소한 감정 소모가 일어난다. 제재당하는 측도 불쾌하긴 마찬가지고 이를 제재하는 측도 쉬워 보이진 않는다. 잠시의 신경전이 주변에도 영향을 미쳐 불쾌한 기류가 흐른다.

교묘한 관객 vs AI 같은 하우스매니저, 그들의 대결은?

하우스매니저가 막아도 어떻게든 폰을 몰래 숨겨서 촬영 하는 얌체족, 맘 같아선 다가가 머리라도 쥐어박고 싶다. 공연 중에 졸다가 폰을 덜거덕 떨어뜨리며 소음을 유발하는 사람, 버젓이 공연 중 촬영은 물론 게다가 플래시까지 번쩍! 왜 그리 평소보다 카톡질을 잘 하는지 환한 불빛들, 신발 덜거덕 소리, 사탕봉지 부시럭 등등 전혀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기색이 없다. 또한 조용한 엔딩 순간에 정적을 깨는 카톡!, 벨소리, 전염의 기류를 타며 계속 콜록대는 기침들, 그리고 그 유명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벚꽃엔딩’ 대참사까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난감하고 창피한 상황들은 여기저기 화려한 꽃들을 피운다. 심지어 음악 칼럼니스트라는 사람도 뻔뻔히 사진 촬영하는 모습 또한 그다지 새로운 모습이 아니다. 이쯤 되면 법이고 질서고 다 소용없는 상황에 소리에 예민한 관객이나 하우스매니저 둘 다 악성 관객들로 인한 신경전으로 피로감이 겹쳐간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 그런 지적 질 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한국 사람들 기질이 참 그렇다.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하고 싶어지는(?) 그런 안티 기질들이 있다. 좀 못된 뿔난 망아지 같이 규정도 말도 정말 징그럽게도 잘 안 듣는다. 이런 모습들 속에 제재하고 실랑이 하는 하우스매니저도 참으로 보기에 안타깝다. 사진 찍는 문제를 갖고 스트레스 받으며 월급을 받나(?) 별의별 생각에 스스로들 자괴감이 많이 들 법도 하다.

전사 같은 그들... 그러나 그들도 피가 따뜻한 사람들

그러나 반면에 공연 전 그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전쟁에 투입되는 전사들 같다. 얼굴에 표정이 없다. 그저 문을 지키는 AI 같아 보인다. 그들이 늘 반복하는 언어 또한 스피릿이 없다. 새하얀 백지장처럼 창백하다. 어느 날 구내식당에서 그들이 밥 먹는 걸 보면서 "아하! 이들도 밥 먹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여러 생각들이 오간 적 있다. 반면에 과거 서울 모 공연장에서는 하우스매니저의 발 빠른 기치로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 그렇다! 이들도 사람이다. 감정도 있고 울고 웃고 서로 재잘거리며 스피릿 담긴 대화들을 나눈다. 이들의 수고로 보다 쾌적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도 공연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런저런 과정에서 솔직히 불쾌감을 많이 느낄 수도 있다.

그러면 관객과 하우스매니저, 이들의 감정 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례 그러려니 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들의 윗선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지금 전국에 스마트 폰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뭔가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은 해볼 만하다. 차라리 하우스매니저 직무 매뉴얼을 다시 살펴보는 건 어떨까(?) 지금 그들이 수칙으로 삼는 매뉴얼은 어느 적 매뉴얼인가(?) 이제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매뉴얼 수정이 시급해 보인다.

전국민 인증샷 SNS시대! 공연 전후 인증샷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공연 중을 제외한 그 외의 상황에서 인증샷 정도는 허용이 필요하다. 이미 공연장은 홈페이지나 여러 경로를 통해 공연장 사진이 많이 돌아다닌다. 이걸 찍는다고 보안, 저작권 운운하면 정말 말이 우습다. 군부대나 정부 보안 시설을 찍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오히려 사진 찍혀 SNS상에서 간접 홍보되는 게 공연장 측이나 공연 관계자들한테는 고마운 일일 것이다. 관객 본인들이 좋아서 찍어 퍼 나르는데 이보다 더 좋은 홍보효과가 어디 있겠는가? 이미 우리는 전국민 인증샷, SNS시대에 살고 있다. 간혹 외국 수입공연의 경우 무대 사진이 유출되는 것을 꺼려 계약상에서 촬영금지 조항으로 넣어 관리하는 경우는 더러 있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얼마든지 융통성 있게 대응함이 옳은 처사로 여겨진다. 여기에 소위 쌍 팔 년도 매뉴얼을 적용해 제재 활동을 너무 열심히 펼치다 보면 비싼 비용 들여 공연장 와서 모처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관객들의 문화적 삶이 얼룩져버린다. 안 그래도 공연계가 먹고사는 문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 대관으로 운영하는 공연장이 문턱을 조금 낮추어 주는 것이 좋은 공연장 문화를 만들어가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오히려 장려하는 차원으로 인증샷 대회나 기타 여러 이벤트를 통한 사진 촬영의 순기능을 활성화한다면 관객들의 불필요한 셔터가 줄고 하우스매니저의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보다 성숙한 선진국형 공연문화가 하루 빨리 자리 잡기를 바라는 바램에서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해본다.

<문화 칼럼니스트 Alex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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