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뉴스) 허일현 기자 = 지리하기만 한 지방선거가 끝났다. 시장선거결과는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예측됐다.

심지어 도·시의원 선거결과까지도 짐작 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이변도 기대하지 않았다.

최소한 고양시만큼은 정당지지율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을 이미 몇 번의 지난선거를 통해 학습효과로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들썩이거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선거분위기는 전혀 없어 '지리한'이라는 표현은 무리가 아니다.

'압승'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끝난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문구가 떠오를 정도다.

그러나 민심과 정치는 생물이라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그래서 오를 만큼 올라가 있으면 내려올 일 밖에 없다. 그나마 진정성 있게 잘 해서 정상에서 오래 머무를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가치다.

꼭 집어 말하자면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 시민들이 표를 주지는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문제를 비롯한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지지와 기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무지함이 부른 결과다.

이유야 어쨌든 한번 제대로 올라섰으니 많은 시민으로부터 오래도록 지지를 받았으면 한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벌써 항간에는 수상한 말들이 돌고 있다.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이재준 시장 당선인 측에서 인수위 준비를 서두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내부에서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는 듯한 말들이 새나오고 있다.

예비후보로서 원 팀으로 함께했던 3명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역할을 하면서 안팎에서는 고양시장이 4명이라는 심상치 않은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누구는 정무직 부시장을 원하고 어떤 이는 지인을 산하기관장으로 추천했다는 둥 이런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것은 우연치 않는 일이다.

그간의 우리 정치사를 볼 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사실이 아니라면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에서나 경선 참여후보들도 선거를 통해 밝혔듯이 사사로운 이합집산은 부적합한 적폐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어떤 역할과 공로를 세웠더라도 일체의 사심 있는 시정에는 관여를 해서도 안 되고 논공행상에서도 빠져야한다.

그것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고, 이제 할 일을 다 했으니 집에 돌아가도 좋다.

이는 지역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당 경선에서 각 지역 국회의원들이 누구를 어떤 마음으로 밀었는지 알 만한 사람들은 잘 안다.

그래서 사심으로 오해 받지 않으려면 함께 욕을 먹을 수도 있는 불의의 일 이외에는 시정에 관심을 갖지 말아야한다.

국회의원들의 할 일은 시민들을 위해 중앙정치무대에서 국가예산이나 행정적 지원 등으로 시정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 일이다.

협조를 이유로 마치 상왕처럼 시장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시정에 관여해 가부를 결정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선거에서 사사롭게 도움을 주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나서지 마라.

얼마의 기부금을 내놓고 선거가 끝난 후 당선인이 자기를 불러서 차 한 잔 대접하지 않는다고 욕하고 흉보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사람들은 당선인들이 불러서 고마운 마음에 차 한잔이라도 대접하면 자신이 마치 당선인과 무척 친한 것처럼 자랑삼아 떠들며 월권행위나 하고 각종 민원이나 부탁하는 부류다.

진정성 있는 사람은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을 내놓았음에도 내색도 하지 않고 그것을 미끼로 당선인에게 접근하지도 않으며 조용하고 묵묵히 응원한다.

지금은 새로운 당선인들이 시정을 능력껏 잘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맞다.

그 사람들의 능력을 지켜보고 판단해서 잘하면 응원해주고 못하는 것이 있다면 지적도, 비판도 하는 것이다.

이재준 시장 당선인을 비롯해 이번 선거 도·시의원 당선인들은 분명히 기억해야한다.

선거기간 내내 시민들을 위해 자신이 내건 말과 행동을 곱씹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시정이 잘되면 본전이지만 만약 잘못된다면 그 책임을 핑계 댈 곳도 누구한테도 미룰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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