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률 전 국의회의원

안경률 전 국회의원

축포와 샴페인을 내려놓고 엄중한 부산의 현실을 주목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시장을 비롯해 16개 구·군 중 서구와 수영구, 기장군을 제외한 13곳의 구청장을 배출했다.

또한, 시정의 파트너인 부산시의회에도 전체 47명(비례대표 5명) 가운데 41명이 진출해 부산의 정치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

하지만, 23년간 보수 정당이 이끌었던 지방권력을 전면 교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초선 구청장과 시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불신이 가시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당선된 13명 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 중 노기태 강서구청장을 제외하고 모두 초선 단체장이란 점에서 경륜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도 시의회에 진출한 41명의 민주당 출신 시의원은 전원이 초선이다. 구의회도 거치지 않는 정치신인이 수두룩하다. 출발이 원만하지 못하면 당장이라도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섣불리 진보적 가치만을 내세워 기존의 시스템과 가치를 일시에 부정하면서 생길 시정과 구정의 공백이 먼저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승리에 취해 공무원과 협력기관을 적폐의 대상으로 삼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난 2006년, 민주당이 우리당으로 정국을 운영했던 때, 실패와 과오가 뼈아픈 교훈이 되었기를 바란다.

부산시민은 6·13지방선거 과정에서 생활정치,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새로운 지방권력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직 시민들만 바라보고 겸손의 리더십으로 봉사하고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에 시민들이 보수 정당에 보여준 것처럼 민심의 회초리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물은 배(舟)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의 엣 성현의 가르침이 마음에 인(印)치고 지워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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