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민권자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 다하기 위해 군 복무.

▲ 육군,6공병여단 왕승재 일병, 미국 공인회계사(AICPA) 합격증을 보이고 있다.(사진제공.육군)

(육군=국제뉴스) 이운안 기자 = 육군6공병여단 백호대대에서 복무 중인 왕승재 일병(만26세)은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에 합격해 화제다.

왕 일병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진행 중이던 회계사 시험과정을 잠시 뒤로 미루고 지난해 8월 21일 입대했다.

왕승재 일병은 그동안 능력있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 뉴욕 시립대 버룩 칼리지에서 공부하며 인턴생활을 병행했다. 

          ▲ 6공병여단 왕승재 일병.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꿈 많은 청년은 네 번째 단계까지 합격해야 최종 자격이 부여되는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의 세 번째 단계까지 합격했을 때까지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마지막 네 번째 시험이 고비였다. 두 번이나 응시했지만 합격하지 못해 큰 좌절을 경험하고 목표했던 CPA를 합격하지 못한 왕 일병은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군 입대를 선택했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분단국가이고 국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당연히 군 복무의 의무를 이행해야 된다고 생각해 입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원래는 CPA 과정을 모두 마치고 군 입대할 생각이었지만 너무 늦게 입대하면 힘들 것 같다는 판단에 시험 준비를 멈추고 서둘러서 군 입대를 신청했다. 

하지만 왕 일병의 마음속은 복잡했다. 8개월 안에 미국을 방문해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만 군대에서 어려운 미 회계사 자격시험 공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대로 전입을 온 뒤에도 한동안 부대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조금이나마 갖고 있던 희망은 더더욱 사라져 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국방TV로 특강을 시청하면서 한 강사가 꿈에 대한 집념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연한 내용이 왕 일병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스물여섯이라는 나이가 늦은 편이지만, 꿈을 쫒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나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이미 많은 것을 성취한 상태였는데 이제와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전에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여단에서는 자격증 취득을 격려하는 포상제도를 시행하고 있었고, 왕 일병이 복무하고 있는 대대는 밤 12시까지 야간 연등이 가능하며, 필요시 허가를 받고 사이버지식 정보방을 이용할 수 있었다. 

약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매일 남들이 잠들기 시작할 때 책을 들고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도 극복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생각으로 펜을 들었다. 

이런 모습을 계속 보게 된 주변 전우들은 왕 일병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가끔 나태해지려 하는 그에게 얼른 공부하라며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결국 올해 3월, 왕 일병은 부대원들의 응원 속에 휴가를 내 미국에서 시험응시를 했고 4월에 합격통보를 받음으로써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왕 일병은 "제 꿈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 중 한 조각을 군에서 이루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군대란 곳이 조국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곳임을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CPA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또 다른 목표를 갖게 됐다. 

CFA라는 더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기로 한 것. 왕승재 일병은 "젊은 청년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경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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