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홀아트갤러리, 윤여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 (5.11~30)

▲ 윤여선 작가, 배경작품_ 경계의 모호성 160x160cm, 한지에 수묵채색, 목탄, 2017 (사진=리홀아트갤러리)

(서울=국제뉴스) 강창호 기자 = 맑은 공기가 내려앉은 성북동 리홀아트갤러리, 지금 이곳에선 이달 30일까지 윤여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 <Uncertain Now, Here>가 전시되고 있다.

3층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작가의 상상력이 집약된 미니멀 한 세계 그리고 사물을 세포단위로 쪼개 본 듯한 판타지 한 세계가 눈에 들어온다.

윤여선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상상력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문명은 그 누군가의 말도 안 되는 상상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만큼 인간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생각의 힘은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축복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번 리홀아트갤러리에 전시된 윤여선 작가의 작품은 그동안 그의 발자취를 알 수 있는 흔적들로 채워졌다. 노마드 시리즈를 비롯하여 경계의 모호성 그리고 이번 주제인 '모호한', '시점', '위치'에 대한 탐구적인 작업에 대한 것까지, 갤러리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문외한들이 보는 낯선 시선마저도 그의 그림을 통해서 행운을 상징한다는 러시아의 인형 속의 인형, 마트료시카(Matryoshka)를 떠오르게 한다.

상상력이 갈망으로 이어져...

그를 통해 표출된 상상력의 판타지는 관람자로 하여금 그림 속에 또 다른 그림들을 발견하며 나름대로의 상상력에 충동질을 받는다. "예술가의 고통은 바로 감상자의 희열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작품의 결을 통해 보이는 작가의 고통이 눈에 읽히는 듯하다.

윤 작가는 이번 전시에 관하여 "무엇보다 유난히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며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즐겨하기보다는 상상한 것을 어떻게 펼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가 지금의 자신을 이끌어 온 것 같다"며 "상상에 대한 힘은 여전히 어떠한 세계를 보여주고픈 갈망으로 이어지기에 앞으로도 그 갈망에 충실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 윤여선 작가, 메타이미지 진경1 장지에 혼합재료76x110 2015 (사진=리홀아트갤러리)

올라퍼 엘리아슨과 안도 다다오를 존경해...

예술세계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과 큰 형식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를 존경한다는 윤여선 작가,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가?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작품들과 씨름하면서 상상력의 결집을 보여준 윤 작가는 그가 존경하는 올라퍼 엘리아슨과 안도 다다오처럼 경이로움 속에서 가장 큰 형식으로 은밀하고 고요한 방식을 동원해 자신만의 메시지를 던진다.

윤 작가는 자신을 교훈 삼아 지금까지의 삶에 있어서 "저 스스로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며 가장 많은 흔적과 감정에 호소하고 균형의 온도를 갖게 했던 '윤여선' 자신에게 가장 많은 인생의 영향을 받았다"며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영향을 주는 것 같으나 다시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또한 어느 순간 기억의 편린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아닌, 저 '자신'이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요?"라며 잠시 지난 온 삶을 회상하듯 상념의 세계에 빠졌다.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상상의 세계를 자신만의 언어로 독특하게 표현한 윤여선 작가! 자기愛,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아닌 내면적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서 그동안 수많은 시간을 통해 자신 스스로와 대화하며 심야의 고독한 시간들을 이겨내야만 했던 그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리고 40여 점의 전시작품 중 어느 그림 앞에 오랜 시간 머물러있는 나 자신을 문득 발견하며 그가 그림을 통해 이야기해주고 싶었던 심오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잠시 후...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윤여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 (5.11~30), 전시장 전경 (사진=리홀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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