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5일부터 Open run~!

 

(서울=국제뉴스) 하성인 기자 = 장녹수가 요부(妖婦)라고..?  천만의 말씀- 이젠, 예인(藝人) 장녹수라 불러다오!

(재)정동극장(극장장 손상원)은 2018년도 제작공연 <궁:장녹수전>(안무/정혜진, 연출 오경택)을 오는 4월 5일부터 12월 29일까지 오후 4시 상설공연으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창작 초연으로 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정혜진 안무가와 뮤지컬 '레드북'의 오경택 연출이 손을 잡았다. 여기에 미술감독 박동우, 영상디자인 정재진, 조명디자인 신 호, 의상 디자인 이호준, 소품 디자인 김상희, 분장다지안 김종한 등 분야별 대표 스태프진이 의기투합했다.

정동극장은 이번 <궁: 장녹수전>을 한국의 전통놀이, 기방문화, 궁 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고품격 전통 공연으로 제작한다.

4시 상설공연 진행을 통해 전통공연 해외 마케팅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2008년 정동극장 [MISO:미소]브랜드 이후, 다시 한 번, 국내외시장에 '정동극장'을 한국 전통공연 대표 브랜드로 자리 굳힐 계획이다.

공연은 '조선의 악녀, 희대의 요부'등으로 불리어온 장녹수 캐릭터의 수식어에 '예인'을 덧붙이길 시도한다. 장녹수와 연산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진 문화 콘텐츠 속에서 장녹수가 '요부'로 그려져 온 것이 사실이라면, <궁:장녹수전>은 장녹수가 조선 최고의 예인(藝人)이었다는 것 역시, 사실이란 점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궁:장녹수전>에서는 장녹수와 연산의 관계 외 또 다른 인물로 '제안대군'을 등장시킨다.

전해지는 기록상 연산군과 장녹수의 첫 만남은 예종의 둘째 아들이자 왕위에 즉위하지 못한 왕자 '제안대군'의 저택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제안대군의 가노비였던 장녹수는 출중한 기예로 저택을 찾은 연산의 눈에 들어 궁에 입궐 하게 되었다.

이번 작품에서 '제안대군'은 기예를 아끼는 풍류객으로 등장해 장녹수의 숨겨진 끼를 첫 눈에 알아보고, 그녀를 최고의 기녀로 키워내는 조력자로서 장녹수의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인물 관계도를 그려낸다.

공연 전반부, 가난하고 천한 노비출신의 장녹수가 스스로 기예를 익혀 기생이 되고, 왕에게 발탁되기까지의 신분 상승기는 조선의 신데렐라, 장녹수를 발랄하게 그려낸다. 공연 후반부, 입궐한 장녹수가 왕의 곤룡포를 제 몸에 걸치고, 내보이는 탐욕스러운 권력욕은 그녀가 조선의 '위험한' 신데렐라였음을 여실히 담아낸다.

조선의 왕 중 가장 풍류를 사랑했다고 전해지는 왕 연산과 장녹수의 만남은 반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 결말로 끝이 났다. 공연은 '한 바탕 잘 놀았노라' 연산과 장녹수의 허무한 비명을 마지막 선유락 놀이 장면 속에 아름답고 비극적인 풍류로 녹여내며 끝까지 한국적 흥, 풍류와 기예의 초점을 놓치지 않는다.

정혜진 안무가는 "처음, 장녹수라는 인물에 대한 부담감과 편견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인물의 또 다른 면모를 찾아내 그려내는 일이 즐거웠다."며, "역사적 맥락을 따르면서, 공연 안에서 인물의 당위성을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고, 결국 장녹수가 예인(藝人)이라는 점, 그녀가 보여준 기예를 통해 찾아갈 수 있었다."고 이번 공연의 '장녹수' 캐릭터에 대해 밝혔다.

<궁:장녹수전>은 한국의 전통놀이와 기방문화, 궁 문화를 '장녹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한자리에 모은다. 정월대보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답교놀이'는 등불춤과 함께 소담스런 서민 놀이문화를 흥겹게 펼친다.

백성들이 연산과 장녹수를 풍자하며 노는 '정업이 놀이'는 경기도당굿의 사람크기만한 허수아비 인형 '정업이'를 활용해 전통적인 놀이양식을 곁들여 창작했다.

기방에 들어가 본격적인 기생 수련에 몰두하는 장녹수는 기생들과 함께 장고를 둘러메고, 장단과 함께 빠른 춤사위가 어우러진 '장고춤'을 선사한다. 한량들이 추는 '한량춤', '교방무'등 흔히 만날 수 없었던 '기방문화'가 펼쳐진다.

장녹수가 입궐하고, 궁에서는 궁녀들이 꽃을 들고 추는 춤, 화려한 '가인전목단'을 선보이며, 연산과 장녹수의 마지막 연회는 배를 타고 즐기는 연희 '선유락'으로 장식한다.

장녹수와 신하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대적하는 장면에서는 격렬한 북춤이 긴장감을 높인다. 대신들이 북을 들고, 삼고무 연주하듯 북채를 들고 휘두르는 장녹수의 몸짓은 대신과 장녹수의 드라마적 갈등관계를 강렬한 춤으로 장면화한다.

권신들이 연산에 상소문을 올리기 시작하고, 긴 상소문들이 연산의 몸을 옭아매며 추는 군무는 소품의 활용과 영상 효과가 돋보이는 대표 장면이 될 것이다.

상소문으로 사용된 글자는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의미에서 '한글'로 진행되며,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이성근 화백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이성근 화백이 한 자 한자 그려낸 그림 같은 우리 글자는 영상을 통해 무대 위 우리 문화의 전통성을 더해 낼 것이다. 

오경택 연출은 "한국 전통 무용극 장르인 <궁: 장녹수전>을 연출하면서, 전통성을 살리려 노렸했다. 무엇보다 '춤'이 중요하고,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드라마와 춤이 연결고리를 찾는 것. 춤이 드라마가 되고, 드라마가 춤에 녹여질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손상원 극장장은 "<궁:장녹수전>이 4시 상설공연으로 올려지는 만큼, 국내 시장 공략과 해외 시장 동시 공략이 중요해졌다."며 "<궁:장녹수전>으로 국내인들에겐 '장녹수의 기예에 대한 궁금증'을, 해외 관객들에겐 '한국 역사 실존인물을 통해 우리 스토리텔링과 우리 전통문화의 품격'을 전하겠다."고 제작을 향한 기대감을 전했다.

조선 최고 예인, 장녹수가 선사하는 우리 춤의 아찔한 매력, 2018 정동극장 상설공연 <궁:장녹수전>은 4월 5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2주간(~4/14일까지)의 프리뷰 기간을 가지며, 12월 29일 토요일까지 4시 상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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